그런데 일단은 뭐라도 해야지
실제로 브런치를 시작하고 다른 사람에게 나의 글이 보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쓰는 글이다.
처음 글을 쓰기까지도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보인다는 게 다소 민망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를 이렇게 태블릿 앞에까지 오게 만든 힘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숙제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디서 봤던 글이 있는데 보통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표를 둔 무언가를 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로 ‘두려움’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
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실망감이 증폭되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또 시작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을 볼 거 같은 두려움.
이 ‘두려움’이 우리를 아이러니하게도 시작에 머물러 있게 하고 더 이상 나아가질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이유는 내 인생도 항상 이 논리에 의해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수학의 정석을 풀게 되면 다른 단원은 쉽게 보지도 못하고 그저 ‘집합’의 단원만 페이지가 해져있듯이.
나의 인생도 그랬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또는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두려움을 밀어낸다기보단 두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생각해야 한다. 그저 ‘난 두렵지 않아’라는 것은 오히려 자기 최면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임은 항상 자기가 질 수 있는 것만 지도록 한다. 무리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영역까지 가다 보면 죽도박도 되지 않는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영역과 불가능한 영역을 구분하기.
마지막으로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저 모호하고 실체가 없는 것보다는 구체적이고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부분으로 귀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3가지 중 2가지만 실행이 되어도 난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손에 잡을 수 있는 강한 원동력을 가질 것이다.
때론 냉정한 내 모습을 보이며 두려워하는 나의 모습을 인정하자. 그리고 두려움에 맞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