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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Apr 10. 2021

"적당한 온도의 아메리카노"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세상 이야기 #18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펄펄 끓어서 마시지 못할 정도의 아메리카노보다


어느 정도 살짝 식었지만,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고 있는 아메리카노.


커피 전문가는 아니지만,

입이 데일 정도의 뜨거운 커피는

마시기 힘들거나,  너무 뜨거워서 그 깊은 향을 느끼기 힘들고,


또 너무 식은 아메리카노는,

그냥 쓴 물을 마시는 느낌이거든.


그에 비해 적당한 온도의 아메리카노는

늘 충분한 만족감을 선물해 주었지.


참 열정적인 친구들,

또 한편으로는 전혀 아무런 의지 없는 동료들.


그 적당한 온도의 아메리카노가 떠올랐어.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진행하거나,

때론 세상 속에서, 어떤 문제점에 부딪힐 때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오직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



어쩌면,

"신속한 처리" 나 "빠른 성장"을 위해

다소 성급한 욕심을 가진.


멋지게 해결해낸 동기와 결과로, 한걸음 더 나아감에 성공한 사람들.


하지만

그 커다란 열정을 쏟아부었음에도 결국에는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상처를 받고 두 번 다시 그 열정이 준 두려움에


"해도 안되는구나"

두 번 다시는 생기지 않은 "긍정적인 열정들" 그리고 "포기"



조금은 말을 바꿔서,


"No Victory with Sacrifice"

희생이 없이는 승리가 없다는 첫 의미와는 달리,

무조건 적인 희생의 정당화를 위해 사용되고 있고,

또 "워라벨"이라는 말은

일과 라이프의 적절한 균형이라는 훌륭한 의미대신,

그저 스스로의 삶을 즐기기 위해,

업무는 그저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 세상을 합리화하는 말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지.


어쩌면 본래 그대로의 의미였다면,

너무나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일이였겠지만.


조금은 그 의미의 퇴색이 안타깝게 느껴짐은 당연한 거니까.


결국은 이런 말들이 변질되어 가고,

또 열정이 낳은 두려움으로 인해 스스로가 더욱 작아지는 상황 속에서,  


"적당한 온도의 아메리카노"는

다시 한번 고민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어.


그렇다면,

과연 사회는 무한정의 열정을 좋아할까?



물론 아무런 열정이 없는 것은,

아무 필요가 없을 테니 잠시 접어두는 것으로 하고.


사회는

아니 조금 작게 말해서 회사는

천천히라도, 꾸준히 발전해 가는 사람을 더 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빠르게 급속도로, 완벽히 발전해 가는 것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열정의 상실,

또 관계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만들어 내는 부분들을 봐왔거든.


너무 뜨거운 커피는 마시기에 너무 뜨거워서,

그 커피의 가치 즉 능력을 바라볼 수 없게 만들거나,


설령 마실수 있다고 하더라도

입을 다치거나 다시 뱉게 되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또  너무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는

아예 그 커피를 들기조차 싫을 테니


그 능력을 보는 것, 알아가는 것조차 싫게 만들 테니까.


결국은.

꾸준함, 한결같은

열정에 치여 포기하거나, 실패로 만들어질 두려움에 소극적이지 않게



하지만

열정이 없으면 실패도 없으니,

아예 열정을 가지지 않겠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합리와 하지 않기.


엄청난 환상적인 맛을 보여주는 음식점보다,

오랫동안 일정한 음식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을 유지하는 음식점이

더욱 기억에 남는 것처럼.


단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지어 올린 건물보다,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씩 단단하게 지은 건물이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라는 당연한 상식처럼.


스포츠에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성공을 위해 성급하게 또 무리한 시도들로

아쉬운 부상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안타깝게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를 봐 왔던 것처럼.


"한결같음" 그리고 "너무 급하지 않게"



주변의 많은 사례들처럼.

정말 너무 똑똑하거나,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서

물론 빠르게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성급한 완성은 무엇인가를 빼먹었거나,

충분함이 결핍된 경우가 많으니까.


오히려,

너무 빨리, 생각했던 것보다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을 때는


"뭔가를 놓치지 않았는지" 먼저 생각해 봤으면.


"적당한 온도의 아메리카노"처럼.

너무 뜨겁지도 또 차갑지도 않게.

그렇게.


뜨거운 열정보다는 단단한 열정을.

그리고, 빠른 성취보다는 빠짐없는 과정을.


조금은 천천히,


오늘 지금 순간에도.

시작하기 전에 잠시만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한결같이"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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