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강연장이 아닌 길 위에
당신 인생의 답을 누구에게 묻나
여전히 어지러운 세상,
하지만 내 마음속의 파도는 잦아들었다.
코로나라는 세상에 느닷없이 나타난 전염병을 등에 업고
휴대폰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분노는
늘 까마귀 때처럼 먹잇감을 찾아다닌다.
얼마 전 그 중심에는 혜민 스님과 현각 스님이 있었다. 법륜스님으로 시작한 마음공부 중 자연스레 혜민스님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혜민스님과 마주한 2019년 인천의 한 강연 길 이야기이다.
강의 끝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용감하게 질문을 했다.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이러한 목표가 세속적이고 나쁜 것인가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쁘지 않다' 정도였지만 내 마음속에는 속 시원한 답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의 답변보다는 그 날 강의장에 가는 길에 깨달음을 얻었다.
한 달 전부터 예약한 강연에 아내도 같이 따라나서 주었다. 하지만 아내가 엉뚱한 장소로 이끌면서 강연장에 제 때 도착하지 못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떼어놓고 나온 마음과 강연에 늦은 조바심까지 겹치면서 운전대를 잡은 내 마음속에는 화가 올라오고 있었다.
너 때문에 늦었잖아!
찰나, 내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왜지? 저 위에 하늘에서 보면 작은 자동차 안에 작은 인간이 어디로 가는 길로만 보일 것이다. 의미 없는 움직임에서 의미 없는 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난 잠시 내 육체 밖으로 나왔다(완전 4차원이네) 그리고 나를 봤다. 못난이.
그러고 나니 아내 탓을 하기보다는
인생을 함께 가는 그 길에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내 덕분에 이렇게 인생을 돌아볼 기회도 얻게 되었구나. 난 행복한 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깨달음은 강연장이 아니라 가는 길 위에 있었다.
강연 후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해 찝찝했다. 처음에는
'법륜스님이 혜민스님보다 훨씬 낫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문득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의 답을 유명한 누군가에게 기대서 얻으려 했던 내 무책임함을.
인생에는 정답도, 정해진 길도 없다.
내가 원하는 데로 선택하고
그 책임을 내가 감내하면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한다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다
인간은 세 겹의 노예다
신을 만들어 종교의 노예가 되었고
국가를 만들어 권력의 노예가 되었고
돈을 만들어 황금의 노예가 되었다
이제 핸드폰을 만들어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었다
우리 인생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다.
그 주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노예로 전락할 필요는 없다.
평화로운 일요일 운전대를 잡고
난 잊지 못할 Sunday driving을 했다
이제 주인답게 당당해져 볼까요?
진짜 주인은 자기 물건을 아주 소중히 다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