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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Mar 21. 2021

불조심 포스터

8살 아들은 꿋꿋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불조심 포스터라,,'

요새도 이런 걸 학교에서 시키나?


코로나 19로 일주일에 한 번만 학교에 가는 아들 알림장에 숙제가 떴다.

겨우겨우 1학년 아들을 꼬셔서 책상에 앉히고 같이 포스터를 그리자고 했다.


포스터의 핵심은 한눈에 들어오는 표어 문구다.

한참후 나는 '10년 된 나무, 타는데 10분'을 생각해 냈다.


스케치를 하고 아들에게 말했다.

"어때 좋지? 이제 이거 색칠하자."


아들은 대답했다.

"싫어, 그건 아빠 그림이잖아"

"그럼 네 것도 이것도 2개 다 그려보자"


"아니야, 난 이거 낼 꺼야" 


"그럼 아들, 포스터라는 건 말이야, 이렇게 그림 옆에다가 글씨를 쓰는 거야. 큼직하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설명하던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랬다.


난 또 남이 좋아할 만한 그림을 그렸고,

아들에게 나와 같은 삶을 권했다.


8살짜리 훌륭한 아들 덕에 38살 나는 내 잘못을, 내 욕심을 깨달았다.

아들은 꿋꿋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오늘 저녁,

우리 둘은 진지하게 각자의 인생을 그렸다.




길 없는 길



태초에 세상이 생겨났을 때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서는 우리들.


누군가 성공한 길을 빠르게 뒤쫓아 간다면 안정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다.


난 길 없는 길을 택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나만의 길을 택했다.


대학? 남들이 다가서.

취직? 남들이 다하니까.

결혼? 남들도 하니까.


남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요? 당신의 길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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