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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예찬

오늘도 안녕히들...

by 조용해

아침에 공원을 한 시간씩 걷는데 그 시간은 내게 금이다. 누군가 아침 사과는 금이라고 했던가? 사과만큼 상큼하고 향기롭고 아삭하다. 걷는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서 다닌다. 나도 혼자가 편하다. 혼자서 생각하고 내 맘대로 경로를 정하고 내 맘대로 보폭을 조정하고... 오늘은 내게 어떤 날일지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내가 지나온 날은 다들 잘 지내는 건지들을 바쁠 땐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정리하는 마음도 좋다. 같은 시간에 나가면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도, 그녀도 오늘도 변함없이 나와준 것이 그들 모르게 다행스럽다고 생각하며 나무에게도 눈길을 주고 지나가는 청설모를 보며 기특해한다. 오늘도 너는 바쁘구나? 어딜 매일 그리 바삐 가니? 좀 걸으면 안 되는 거야?


가을은 오고 있고 여름은 가고 있는 것 같다. 제법 나뭇잎들도 떨어져 있고 좀 있으면 쌀쌀해질 채비들은 자연은 벌써 마친 듯하다. 인간보다 부지런하다. 최소한 나보다는. 나는 반팔 옷이 가득한 장 정리도 아직 안 했는데. 그건 알 수 없는 날씨 탓이라고 미루어 본다. 눈부셨던 여름이 좋았는데 쓸쓸해야 할 가을도 좋을 것 같다. 이러단 꽁꽁 얼려버리는 겨울도 좋아지겠어.


이렇게 매일 걷다간 사람이 너무 긍정적이 되겠는걸. 걷다 보면 그들이 버려 버린 봄도 좋아지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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