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기분 좋은 꿈이었다.

파인더로 보는 세상

by 로파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운전과 혼잣말이다.


우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놓고, 그 질문을 깊게 고민한 뒤 혼잣말로 논리 있게 답변을 하는 방식

즉 나만의 룰이다.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질문과 답은 끝나지 않는다.

결국 모든 답은 이성적이며 자신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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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일주일 내내 기분 좋은 꿈을 꾼 것만 같았다.


"이 꿈을 깨는 게 맞을까?"


"안 깨면 어쩔 건데? 언제까지 꿀 생각인데? 너도 지금 망상이고 착각인 거 잘 알고 있을 텐데?"

"너는 지금 그냥 확률적으로 희박한 우연이라는 핑계로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잖아?"


"맞아 나도 알아. 그냥 아주 조금이라도 늦게 깨려 했을 뿐이야.

너도 알겠지만 인생을 살며 두 번 다시없을 신비한 경험이었잖아? 그저 아주 조금이라도 더 기분 좋게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야. 걱정 마 나는 나를 너무 잘 아니까 오래가지 않을 거야"


실은 이성적인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일주일 내내 그저 기분이 좋아 그런지 그새 현실 감각이 떨어진 듯하다.

이래서 사람은 스스로 주제 파악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 새삼 마음 깊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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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인 촉이 무척 빠른 편이다.

생존을 위해 단련된 일종에 기본 패시브와 같은 촉이다.


오래전에 점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 너 감각이 좋지? 흔히 말하는 촉 말이야

"예 조금 그런 편이긴 해요 살아오면서 눈치를 많이 봐서 그런가?"


내 촉은 일반적이지 않아서 작은 神氣와도 가깝다고 했다.


어제 집에 있는데 어딘가 모를 묘한 거슬림이 느껴졌다.

다소 이질적인 감각 마음이 불편하다. 긴장되고 진정되지 않는다.

안절부절.. 뭐지? 내가 오늘 무언가 실수한 게 있는 건가??


이건 내 감정이 아니다. 누군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불편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생긴 건 이렇게 보여도

마음이 의외로 생각보다 여린 나는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도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실도 무척이나 마음 쓰이고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



오늘은 이유 없이 숨이 가쁘다.

애플워치는 이제 그만 진정하라며 급한 알람을 내게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심박수가 120 bpm을 10분 이상 찍고 있는 거 보니 오래간만에 심장이 고장이 났나 보다


현실을 빠르게 돌아봄이 매우 중요하다.

뭔가 모를 본능적인 느낌이 온다. 이럴 때는 모든 상황을 스스로 이성적인 생각으로 정리하고

내가 원래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


이렇게 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이전의 평범한 나로 돌아갈 수 있다.

(평범했던 적이 없는데 평범한 척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혼잣말로 일주일째 같은 질문을 한다.


"생각해 봤어? 아직 너는 논리적으로 내게 답변을 하지 않았어"

"실은 그거 아닌 거 알고 있었잖아? 나도 알아 그만하면 많이 아쉬울 거야 그래도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지?"

"많이 걸어가 봐야 결국 돌아오는데 시간만 걸릴 뿐인 거 알잖아?"


"응.."


"많이 즐거웠지? 그래서 망설인 거지?"

"응! 무척 행복하고 많이 재미있었어."


"너의 지금은 무슨 색이야?"

"짙고 차갑고 해가 뜨기 전 파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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