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하는 일 (메모장 속 이야기)

#짧은 이야기 #라디오 오프닝 멘트

by 신푸름

1. 대형 보온통도 물을 따뜻하게 보관하고 마실 수 있게 해 주지만 2-3일 간격으로 자주 세척을 해줘야 한다.
2.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물은 셀프로 떠 마실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3. 많은 카페들은 음료를 주문하면 진동벨을 함께 주면서 진동이 올 시 직접 가지고 가도록 안내한다.
4. 이불 빨래하고 나서 햇빛에 직접 잘 펴서 말려야 진드기도 없애고 살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면 사인회에 가서 작가의 얼굴을 마주 봐야 받을 수 있다.
6. 밥을 먹고 나면 양치질을 하기 위해 칫솔에 치약을 직접 묻혀서 치아를 닦아야 한다.
7.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고 나서는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약사에게 줘야 약을 받을 수 있다.
8. 화장실을 갈 때나 나올 때나 불을 끄고 켜야 사용할 수 있다.
9. 맛있는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해주려면 재료를 사는 건 물론, 재료 손질 및 요리를 해야 음식을 줄 수 있다.
10. 아침에 잠에서 일어나면 너무 피곤하지만 일터에 가기 위해서 준비하기 위해 머리를 감아야 한다.
11. 쓰레기들을 분리수거하는 것은 귀찮지만 버릴 때에 어떤 품목인지 보고 제대로 해야 한다.
12. 신발만큼은 직접 매장에 가서 보고 사야 한다. 발이 작아서 맞는 신발이 별로 없다. 디자인이 아무리 예뻐도 사이즈를 물어보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13. 정장을 고르려면 직접 몸 치수를 재고 사는 것이 가장 좋다. 인터넷에서 사게 되면 핏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14. 친구 집에 놀러 가려면 걸어가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내 몸을 이끌고 가야 한다. 누가 대신 데려다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5. 비가 오면 우산도 직접 써야 한다. (소나기가 자주 온다는 일기 예보를 듣고 작은 우산을 준비하지만 대부분 실외로 나올 때는 비가 안 오는 경우가 많다.)



최근 메모장에 자동화가 많이 진행된 이 세상 속에서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들을 적어보았다. 기계가 다 해주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 많다. 이 사실이 왜 안심이 될까. 인간이 기계보다 더 기계 같이 진화하는 것 같다. 당연한 것이지만 내가 내 힘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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