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을 전한다

#짧은 이야기 #라디오 오프닝 멘트

by 신푸름

일주일에 한 번씩 작은 꽃다발을 사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주 가는 꽃집이 생겼다.

꽃집 문을 열면 바로 앞에 유리문을 두고 활짝 핀 꽃들이 나를 올려다보면서 반겨준다.

꽃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겉모습을 봤을 때 예쁘고, 오래가고, 관리하기 좋은 꽃을 눈대중으로 살펴본다. 잘 고를 자신이 없는 눈빛을 하고 있으면 잠시 뒤에 꽃집 사장님께서 나오셔서 어떤 꽃을 살 건지 물어본다.

"음…. 장미 같은 꽃보다 색다른 느낌의 꽃이 있을까요? 저번에 산 꽃 색은 파란색이라 다른 색을 봤으면 해서요."

굉장히 비 구체적인 질문을 꽃집 사장님께 토스하고 머쓱해진 순간, 유리문을 활짝 열고 이것저것 꽃들을 가리키시면서 느낌을 물어보셨다.

선택 장애가 있는 나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꽃집에 들어와서 계속 눈길이 가던 녀석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골라본다.

"이걸로 주세요!"

이번에는 선택 장애를 이겨내고 잘 선택했다고 자신을 칭찬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꽃다발이 예쁘게 포장되어 나온다.


예쁘다. 이 꽃들은 이렇게 예쁨 받기 위해서 유리문 안에서 조용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속으로 감탄하면서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하고 나가려는 순간,

"이 아이의 이름은 버터플라이예요."

꽃집 문을 나서려는 나를 붙잡고 꽃집 사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 꽃 이름도 모르고 꽃을 사버렸네요. 하하하..."


'아이'


꽃이 사장님께는 아이구나. 아이들을 관리하시면서 꽃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그 기쁨을 나눠주시고 이름까지 명확히 알려주시는 모습에서 이 꽃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지가 느껴졌다.

작은 존재 하나지만 이름을 알고 나니 전과는 다른 느낌의 꽃이 되었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중해진다.

꽃집 사장님의 소중함까지 전해졌다.

그 소중함을 꽃을 받을 사람에게 또 전하니 소중함이 배가 되어 커져간다.

일주일에 한 번 이렇게 행복한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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