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짧은 이야기 #독서

by 신푸름

지난 20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어느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 과정 중 시스템 오류가 발생함을 인지하고 "예약 과정 중 불편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이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에 불만을 고 악플을 올리기 시작했다.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면서 '심심한'이라는 단어 때문에 화가 난다는 반응이었다.


이 기사를 보고 놀란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나도 '심심한'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몰라도 책이나 신문기사를 통해서 나오는 단어였기에 진실되게 표현하는 단어라고는 알고 있어서 사람들이 이런 표현을 모르는 구나라는 생각이었고 두 번째는 '심심한'의 의미를 두고 자신이 생각한 것과 맞지 않으면 정확한 표현인 건지, 다른 의미가 있는 건지 찾아보지 않고 몰아세우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심심하다'라는 단어는 사전에 4가지 정도의 뜻이 나와있다. 그중 3번째 '심심하다'라는 단어가 형용사로서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고 나와 있다. (甚 심할 심, 深 깊을 심).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지 않더라도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있는 요즘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자 생각을 앞세워 심판해버리니 자신의 무지함을 나타내게 되었다. 혹자는 과도한 한자 사용이라고 비판하나 나는 어느 기사의 표현처럼 실질 문맹률이 높은 것 같다는 말에 동의한다. 우리나라 문맹률이 세계적으로 낮은 건 자랑스러워할 부분이지만 영상매체의 주도적인 흐름, 숏폼의 유행시기를 지내고 있는 학생들·MZ세대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금일'이라는 단어를 몰라서 '금요일'에 과제 제출했다는 어떤 학생의 이야기가 장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외적인 모습을 성장시키기 위해 바디프로필도 찍고 다이어트도 하면서 몸을 가꾸는데 내면은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아이 같다면 겉과 속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살다 보면 모르는 게 생길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고 그것이 당연한 일이다. 단순히 단어 하나 모르는 것 가지고 호들갑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그것을 알아서 내 지식으로 삼는 것은 내 성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해는 예의와 배려로 이어진다. 그러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독서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내 관점뿐만 아니라 글을 쓴 사람의 관점까지 바라볼 수 있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취미활동이다. 요즘은 전자책도 잘 나와서 스마트폰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시대가 되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폰을 잡고 영상을 보거나 SNS 탐방을 하고 있다. 도움이 되는 좋은 영상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때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런 자투리 시간에 책 한 장 읽어보기 같은 나만의 미션을 세워보면 어떨까. 하루만 놓고 보면 더딜지 몰라도 한 장이 쌓여 한 권이 되고 책장 하나를 채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장이 무거워지는 만큼 내 마음도 묵직해지고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잡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