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흉은 20세 전후에서 25세 정도의 나이에서 주로 생기는 질병이다. 기흉은 신체가 마른 남성에게서 많이 생긴다. 기흉은 폐의 허파꽈리에서 공기가 새어 나오는 것으로 통증이 심하고 수술을 해도 가끔 재발하기도 한다.
20년 전 쯤의 기억이다. 한 번은 외삼촌에게서 전화가 왔다. 큰 아이가 기흉 수술을 했는데 재발을 해서 국내 대학병원 의사 중 잘 보시는 분이 없는지 알아봐 줄 수 있느냐는 청이었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병원 가기 전에 뜸으로도 기흉이 완치된다고 하니 한 번 가보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펄쩍 뛰면서 병원에서도 어렵다는 치료를 무슨 뜸으로 고치냐면서 완강하게 거부했다. 거부하는 외삼촌을 내가 설득하기 시작했다. 삼일만 치료해 보면 호전 되는 것을 알 수 있다니까 속는 셈 치고 한번 가 보자고 계속 설득했다. 평생 미국에서 살다가 그 분 입장에서는 한국의 뜸치료가 아마도 믿음도 안가고 더더구나 자식의 문제라서 뜸 치료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말 어렵게 설득한 후에 동생을 생전의 구당 선생님께 데리고 갔더니 뜸 한 번 떠주시면서 "너 이제 다 나았다. 이제는 오지 말고 가르쳐 준 대로 뜸만 뜨면 낫는다"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신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치료 후 몇 시간 뒤에 외삼촌과 통화를 하는데 숨 쉬는 것이 훨씬 편해진 듯 하다면서 뜸에 대한 믿음을 갖는 듯 했다. 그 후 한 번 더 구당 선생님께 갔더니 집에서 가르쳐 준대로 뜸 뜨면 되는데 왜 또 왔냐는 핀잔을 주셨다.
이후로는 집에서 열흘 정도 뜸으로 기흉을 잘 치료해서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병원 가서 확인하니 완전히 치료되었음이 확인 된 사례가 있다. 의사도 놀라워하면서 믿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흐뭇한 목소리로 외삼촌이 소식을 전해 왔다.
옆에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동생은 지금껏 재발없이 미국에서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조상들의 지혜가 뜸 치료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갑자기 곰과 호랑이의 신화를 가진 민족이란 생각이 확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