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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P.O Vol 9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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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Jan 01. 2024

96. 문세상 기자의 특종

I.P.O 웹소설

오후 6시가 다 되어서 오송미 사원이 양손에 한꾸러미씩 뭘 갖고 들아왔다

김태산 대리는 문소리가 나 돌아보니 오송미 사원이 양손에 뭘 많이 들고 오길래 자리에서 일어나 꾸러미를 받아 주었다

"이게 다 뭐에요. 많으면 배달을 시키지"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러게요. 그냥 얼마 안되기도 하고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 그냥 갖고 왔는데 꽤 힘드네요. 어휴" 오송미 사원이 가뿐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원장님은 아직 계신가요?"오송미 사원이 물었다

"예 아직 방에 계세요"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오송미 사원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꾸러미를 들고 탕비실로 들어갔다

김태산 대리는 벽시계를 보니 6시가 넘어가고 있어 문세상 기자가 왜 안오나 생각하며 컴퓨터에 기획안을 마무리하기 시작했다

연수원장실 문이 열리면서 강동훈 연수원장이 퇴근하려 나왔다

"이제 퇴근해야지. 정리하고 퇴근해요"강동훈 연수원장이 말하고 퇴근했다

오송미 사원이 탕비실에서 나와 연수원장에게 인사하고 다시 탕비실로 들어갔다

김태산 대리가 자리에 앉아 컴퓨터 작업을 이어갈려던 찰라에 핸드폰이 울렸다

"김대리 나 연수원 앞에 도착했어"문세상 기자였다

"예 곧 정리하고 바로 나가겠습니다"김태산 대리는 통화를 끝내고 컴퓨터를 끄고 오송미 사원에게 인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문세상 기자는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해 막 담배를 피워 물으려던 찰라에 김태산 대리가 연수원을 나오며 인사했다

"오셨어요. 배고픈데 식사하러 가시죠"김태산 대리가 연수원을 나서며 담배를 피우려던 문세상 기자의 팔을 끌었다

문세상 기자는 아쉬운 표정을 하며 담배를 다시 넣고 김태산 대리를 따라 나섰다

둘은 연수원 뒤 골목 안에 있는 삼겹살 집에 들어갔다

아직 초저녁이라 빈자리가 많았는데 이야기 하기 좋게 구석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가 대패삼겹살이 맛있다고 하네요. 우리 여직원한테 물으니 여기를 소개해 주더라구요"김태산 대리가 대패삼겹살을 추천했다

"좋지. 우선 2인분 시키고 고기만 먹으면 그러니 김치찌개 같은 국물도 좀 시키구"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여기 삼겹살 2인분에 뭐 국물 같은거 서비스로 나오나요?"김태산 대리가 주문을 받으려는 직원분에게 물었다

"예 서비스로 된장찌개 나옵니다"여직원이 말했다

"예 그럼 대패삼겹살 2인분에 소주 한병 우선 주세요"김태산 대리가 주문했다

문세상 기자가 주변을 둘러 보고 말한다 "여기는 오래된 노포 분위기네"

"예 이 동네가 오래된 동네인데다 아직 개발이 많이 안되어서 옛날 분위기 식당들이 많데요. 저도 연수원으로 출근한지 이틀째라 아직 많이 못가봤어요" 김태산대리가 말했다

식당 직원이 대패삼겹살 2인분을 큰 접시에 수북히 가져왔고 소주도 한병 갖다 주었다

문세상 기자가 소주병을 들어 회오리 바람 의식을 하고 병뚜껑을 딴다 

"자 받으시게 받으시게"문새상 기자가 기분이 좋은지 리듬을 타며 소주를 권했다

"오늘 제대로 특종을 하셨나 봅니다.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김태산 대리가 두손으로 소주잔을 내밀며 말한다

"응 아까 김대리 만나고 구로 지역 은행 지점들을 돌아 봤는데 확실히 맞았어"문세상 기자가 확신에 찬 느낌으로 말했다

"뭐가 맞았다는 거에요?"김태사  대리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응 중국인 부동산 자금 말야, 그거 중국에서 들어왔을 뿐이지 한국인 돈이 맞는 것 같아"문세상 기자의 말에 확신이 들어 있었다

"예에 그걸 어떻게 알아요?"김태산 대리가 다시 물었다

"응 한국퍼스트은행 구로지점있잖아, 거기 부지점장이 얼마전까지 여의도 지점에 근무한 분이거든 그래서 얼굴 아는 처지라 가서 중국인 부동산 구매에 대해 물었지"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그랬더니요?"김태산 대리가 재촉하며 다시 물었다 

"이 타이밍에 한잔 해 줘야지"문세상 기자가 장난치듯이 술잔을 들이밀었다

"아 사람 궁금하게 이 타이밍에 짠 입니까"김태산 대리가 건배를 하고 원샷으로 마셨다

"자 받으시게 받으시게"문세상 기자가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자 문기자님도 받으시죠"김태산 대리가 술병을 넘겨받아 술을 따라 주었다

"그래 아까 어디까지 말했지?"문세상 기자가 까먹었는지 되물었다

"한국퍼스트은행 부지점장 만나셨다고 했잖아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아 맞아 맞아 내 정신 봐라. 그 분이 말해 주더라구. 최근에 중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이 돈이 국내 부동산 구매에 활용되고 있다고 그런데 중국에서 오는 자금들이 거의 대부분 중국 동관에 있는 중국남방상업은행에서 송금해 온다는거야."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어 중국남방상업은행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요?"김태산 대리가 뭔가 기억이 나는 듯이 말했다

"아 그래 아는데야, 난 처음 들어본 은행인데"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아아아 기억이 날듯말듯"김태산 대리가 뭔가 열심히 생각해 내려 고개를 갸우뚱 해 보인다

"그런데 얼마전에 중국기업 차이나식품포장 이란 회사가 우리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한국퍼스트은행 부지점장이 상장 주관사를 알아서 공모자금 계좌를 유치했나 보더라구. 그런데 그때 마침 중국인 부동산 구매건이 있어 대출이 나가야 하는데 계약금은 중국인이 내야 해서 그 자금이 송금 온 것이 중국남방상업은행 동관지점이었다고 하더라구"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게 무슨 의미죠?"라고물었다

"응 공모자금을 송금해야 할 차이나식품포장 계좌로 중국인이 송금을 받은거야. 송금자는 한국인 이름이었구"문세상 기자가 대단한 특종을 했다는 듯이 뿌듯한 표정으로 김태산 대리를 봐라 봤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되네요. 중국인 개인이 이번에 상장하는 중국기업 공모자금 계좌로 송금을 받아요? 그개 말이 되나? 법인대리인도 아니면서 어떻게 돈을 법인계좌로 받을 수 있죠?"김태산 대리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중국기업 차이나식품포장의 진짜 주인이 한국인이란 뜻이지. 중국에서 자금세탁을 해서 중국인 투자금으로 위장해서 국내 부동산을 구매하는 거야. 나도 처음에 이해가 안되었는데 부지점장이 설명해 줘서 겨우 이해했지"문세상 기자가 자랑하듯이 말했다

"아니 법인계좌로 돈을 송금받았어도 돈을 찾으러 누군가 왔을거 아니에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응 조선족이 와서 자기네 동사장 돈이라고 동사장이 남한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서 돈을 찾아 부동산 계약금으로 냈다고 하네"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김태산 대리가 생각해 보니 중화태양광 IPO를 했던 허영균 대리가 공모자금을 한방에 쏴 준 은행도 중국남방상업은행이라고 들은 듯 했다

"잠깐만요. 전화  한통화만 할께요"김태산 대리가 문세상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어 나 태산인데 너 지난번 중화태양광 공모자금 어느 은행으로 쏴줬다고 했냐?"김태산 대리가 허영규 대리에게 전화해 물었다

"어 어  그래, 중국남방상업은행 맞아? 어 고마워"김태산 대리가 짧게 통화를 끝냈다

"얼마전에 상장한 중화태양광도 공모자금을 송금해 준 은행이 중국남방상업은행이라는데요?"김태산 대리가 통화를 끝내고 문세상 기자를 보며 말했다

"오 그래 이거 뭔가 냄새가 나는데"문세상 기자는 벌써 촉이 오는지 눈빛이 부리부리해 졌다

"한국퍼스트은행 구로지점 부지점장이 중국남방상업은행 송금자 이름까지는 알려주지 않았는데 한국이름 같다고 하더라구"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한국이름 같다는 말에 지난 번 한중장에 갔을 때 이철민 사장이 보여준 핸드폰 화면 속 한국인의 뒷모습이 기억났다.

김태산 대리는 전후사정을 알고 있기에 문세상 기자의 말을 들으며 우리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이면에 뭔가 검은 흑막이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솔직히 우리 증시에 상장한 중국이나 홍콩기업들이 2년도 안되어 줄줄이 상장폐지되는 걸 보면서 이거 뭔가 있구나 싶었어요. 문기자님 말 들어보니 뭔가 느껴지네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응 뭔가 있는 것 같지"문세상 기자가 미소를 지으며 소줏잔을 원샷했다

"보통 코스닥에 상장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못해도 10년은 가거든요. 그런데 똑같이 공모자금 받아간 중국기업들은 2년을 못 넘긴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거에요"김태산 대리가 설명했다

"그건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예전 거래소에서 기자들 모아 놓고 거래소국제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해외기업을 우리 증시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투자처를 공급해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성적표는 대부분 조기에 상장폐지되어서 손해만 끼친 거지. 저럴거면 왜 중국기업들 상장을 시켜주냐는 말이 나왔지"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저도 그게 이상해 좀 알아봤는데 상장전 기업실사 때부터 좀 이상하긴 하더라구요. IPO 하는 친구들 물어보면 실사가면 발행회사보다 접대받는 자리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왔다고 하는 것 같아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부실하게 실사를 했으니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상폐를 당하지. 애초에 상장시키면 안되는 기업들일 수도 있었어"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솔직히 상장주간증권사는 상장수수료만 잘 챙길 수 있으면 그만이고 발행사는 공모자금 챙겨 중국으로 빼돌리니 나쁠 것 없죠. 결국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다 뒤집어 쓰는 꼴인데 상폐될 때까지 중국기업이 몇번이고 유상증자로 시장에서 돈을 빼먹으며 최대주주 지분율은 10%도 안되고 기관투자자들은 그전에 다 팔아치우고 개인투자자들 지분율이 90%가 넘어서 상폐되니까요"김태산 대리가 설명해 주었다

"그 정도야? 그렇게 심하게 해 먹고 상폐면 완전 먹튀네. 아니 거래소도 그렇고 금감원은 왜 저런 쓰레기들을 상장허용해 주는거야? 우리나라 기업들은 코스닥 상장에 그렇게 깐깐하게 굴면서"문세상 기자가 물었다

"저도 그게 이해가 안되요. 이상하게 중국기업이나 홍콩기업들은 상장심사도 대충하는 것 같고 오히려 상장시켜주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으니 말이죠"김태산 대리도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뭔가 있어. 거래소도 금감원도 다 한통속이 되게 만드는 뭐가가 있다구"문세상 기자가 확실히 뭔가 촉이 온 것 같았다

"하여간 확실히 좀 파보세요. 저도 도움될 수 있으면 알아봐드릴께요"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나야 고맙지. 일단 중국인 부동산 구매건부터 타고 올라가면 뭔가 나올 것도 같아. 한번 해 보자구"문세상 기자는 의욕에 넘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예 화이팅 하시죠"김태산 대리도 덩달아 힘이 나는 모습이다

그 동안 맘속에 갖고만 있던 궁금증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아 김태산 대리도 기분이 좋아졌다.

김태산 대리가 한국 자본시장에 뛰어든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IMF구제금융 이후 가장 힘들다고 할 때 취직이 되고 외국인투자자들이 부실기업 정리 과정에서 어떻게 약탈을 해 갔는지 기업금융 현장에서 보아왔기 때문에 우리 자본시장을 지키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이 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 다시 해 보는거야"김태산 대리는 이렇게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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