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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P.O Vol 9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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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Jan 14. 2024

100. 연수원장의 정보력

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지난 주말에 전표정리를 끝낸 창고를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며 다시 체크하려고 조금 일찍 출근하는 길이었다

연수원 뒷쪽에 창고로 가보니 벌써 누군가가와서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있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김태산 대리는 슬쩍 문틈으로 안을 살펴보니 연수원장이 지난 주말에 동기들과 말한 따로 빼 놓은 박스들을 열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태산 대리가 이 타이밍에 들어가 아는척을 하면 뭔가 서로 그럴 것 같아 모른척하고 사무실로 출근했다

김태산 대리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조금전에 연수원장이 전표를 찍는 모습을 회상하고 있다

"도데체 왜 저러시는 거지?" 김태산 대리는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이때 사무실 문이 열리면서 연수원장이 들어왔다

김태산 대리가 출근해 있는 모습을 보고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아침인사를 하고 연수원장실로 들어갔다

김태산 대리도 일어서 연수원장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출근시간이 다 되어 오송미씨가 출근했다.

오송미씨가 원탁을 물수건으로 한번 닦고는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와 아침회의를 준비하고 연수원장을 부르러 갔다

김태산 대리는 지난 번 보고한 "기업IR담당자 연수안"을 마무리한 것을 3부 출력해 원탁 위에 올려 놓았다

연수원장과 오송미 사원이 원탁에 오고 아침회의가 시작되었다

"주말들 잘 쉬었어요. 김태산 대리는 서류폐기 잘 했구요?"연수원장이 물었다

"예 서울 지역 지점에서 한명씩 파견 나와서 박스별로 보관기한 확인하고 기한이 지난 서류들은 다 폐기했습니다. 여기 리스트입니다"김태산 대리가 지난 주말에 있었던 작업 리스트를 보고 했다

연수원장이 서류리스트를 훌터본다

"이거 나중에 문제 될 수 있으니까 재무팀과 경영기획팀에 문서 넘기면서 사본을 꼭 만들어두세요"연수원장이 사본을 만들어 두라고 지시했다

"예 우리가 원본을 보관하고 사본으로 보고하는 것이 아닌가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아 김대리는 처음해보지. 모든 원본은 본사에서 관리하고 지점과 연수원 등은 사본만 보관할 수 있어요."연수원장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오전에 본사 문서수발 행랑이 오는데 그 편에 보내면 됩니다"오송미 사원이 설명해 주었다

"이게 김대리가 기획한 '기업IR담당자 기획안' 수정본인가?"연수원장이 김대리가 원탁 위에 올려 놓은 기획안 수정본을 훌터본다

"예 지난 번 지시하신 사항들을 수정 보완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보고했다

"음 그래요. 내가 찬찬히 더 살펴보고 피드백을 줄께요. 그리고 오송미씨는 김씨아저씨하고 알아본 것은 어떻게 되었어요?"연수원장이 오송미씨에게 연수원 노후 파이프에 대해 물었다

"예 김씨아저씨가 오래된 것들부터 일부 교체를 하고 노후 보일러하고 메인배관은 예산이 확보되면 하자고 하시네요"오송미 사원이 보고 했다

"그래요.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서 큰 공사를 하면 연수원 운영이 어려우니 급한데로 작은 일부터 시작해 봅시다. 그리고 더 할 말있나요?"연수원장이 물었다

"그럼 문서파기 건은 일년에 한번으로 끝나는 건가요? 창고에 문서들은 저 대로 보관만 잘하면 되는 건가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그렇지. 우리는 보관만 책임지는 거니까 잘 갖고 있기만 하면 돼요. 그래도 장마 때 물이 새는 데가 없는지 시설관리 차원에서 들여다는 봐야지. 그리고 남들이 함부로 못 들어가게 시건 장치 잘 해 놓고 열쇄는 내 방에 있으니 혹시 열람할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고 열쇄를 가져가면 됩니다"연수원장이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자 그럼 오늘도 수고들 합시다"연수원장이 인사하고 연수원장실로 돌아갔다

김태산 대리도 자리에 돌아가 오늘 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한국태양광에 여의도 정치자금이 들어왔다는 소릴 이한호 대리에게 들었던 터라 한국태양광의 주가 상승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2050탄소제로 국제협약으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에 투자가 이뤄지는 명분은 이해가 되지만 실제로 돈이 투자되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국태양광이 금산과 경영권분쟁에 휩싸여 임시주총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 긍정적인 호재가 있지만 한달 사이에 200%나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라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계속 주가를 밀어올리는 것은 단기간에 큰 시세 차익을 얻겠다는 돈을 쏟아붓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태양광이 태양광테마주의 대장주가 되니 중화태양광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데 일종에 테마성 강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묻지마 투기의 대상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장한국 한국태양광 대표와 우호세력 뿐 아니라 공격자인 금산과 한중명일자산운용에게도 한국태양광 주가 상승은 나쁘지 않은 결과로 주가가 오르는 한 모두에게 윈윈인 상황이 되고 있었다

문제는 주가 급등의 꼭데기에 망설이고 망설이다 큰 맘 먹고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잡고 상투에 물리는 것이었다

이때 김태산 대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한호 대리의 전화였다

"어 한호야 왜?"김태산 대리가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

"응 동기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지. 토요일날 잘 들어갔냐?"이한호 대리가 물었다

"응 나도 리스트만 정리하고 바로 들어갔어, 잘 들어갔구?"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그래 구로 연수원에 왔는데도 잠실에 있을 때보다 못 만나니 아쉽네, 언제 여의도로 좀 넘어와"이한호 대리가 말했다

"알았어. 그것 때문에 전화한겨?"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아니 내가 토요일날 말한 보좌관있잖아, 좀 전에 전화와서 한국태양광 언제 팔아야 하냐고 물어보는데 뭐 들은 소리 있냐구?"이한호 대리가 물었다. 김태산 대리가 한국태양광 주식관리인을 한 것은 동기들 사이에 다 알려진 일이라 한국태양광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김태산 대리에게 핸드폰으로 묻곤했다

"응 아직 별다른 소식은 없네. 임시주총은 공시대로 할꺼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중화태양광이 든든한 우군으로 들어올거라 고비사막 프로젝트도 공시처럼 되어 갈 거구, 그럼 실적도 좋아지겠지"김태산 대리는 다 알려진 사실을 구구절절이 다시 말해주었다

"아 그건 다 아는거구, 뭐 특별히 더 들은 소리는 없어?"이한호대리가 다그치듯 물었다

"그게 뭐 지금까지는 특별할 것은 없고 앞으로 들으면 말해줄께"김태산 대리가 말했다

"그래 꼭 알려줘 고마워 수고하구"이한호 대리와 통화를 끝냈다

이때 연수원장의 호출이 내선전화로 왔다

김태산 대리는 혹시 몰라 다이어리를 챙겨 연수원장실로 갔다

"찾으셨습니까?"김태산 대리가 연수원장실에 들어가며 물었다

"저기 의자 갖고 와 여기 좀 앉게"연수원장이 모니터를 돌리며 책상 앞에 앉으라 손짓했다

김태산 대리가 의를 갖고 와 연수원장 책상 앞에 앉았다

모니터에는 몇몇 매매전표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다

"이게 뭔지 알겠나?"연수원장이 손가락으로 모니터화면 속 사진을 가리키며 물었다

"매매전표 아닌가요?"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우리 대한증권이 남들 보다 HTS에 투자를 해서 의외로 뒤가 구린 돈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요. 이 전표의 주인들은 금산측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회원들이지. 이들이 매수에 착수한 날이 금산이 매수한 날보다 앞서 있는 걸 알 수 있지. 그리고 금산이 뭔가를 발표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하기에 앞서 꼭 선취매가 들아오고 있는 걸 전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연수원장이 설명했다

"언제 이런걸 다 조사해 두셨습니까?"김태산 대리는 놀란 목소리로 답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항상 김태산 대리가 먼저 출근하고 나중에 퇴근하기 때문에 창고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이런 매매전표를 일일이 사진 찍어 갖고 있다는 것은 꼼꼼하게 박스 속 전표들을 다 조사했기 때문에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보력은 주식시장에서 수익과 직결되는 요인이지, 자네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가 기업IR담당자들과 인연을 만들어 두는 것처럼 나도 대한증권에 들어와 이런 저런 인연들이 생겨 이런 정보를 갖게 된거지"연수원장이 정보력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런데 이들이 선행매매를 했다는 건 전표 외에 없지않나요? 우연히 그날 매매 했다고 하면 별달리 처벌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김태산 대리가 다시 물었다

"그렇지 전표는 그날 매매가 있었다는 증거일 뿐 선행매매의 증거로는 부족한 점이 많지. 하지만 말야 이걸 보게"연수원장이 전표와 주가챠트 그리고 공시를 한꺼번에 보여주었는데 호재성 재료가 금산으로부터 나오기 전 하루나 직전에 매수 주문이 들어와 물량을 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연도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이 정도면 사전에 호재성 재료를 미리 알고 선행매매했다고 의심이 갈 수 밖에 없지"연수원장이 말했다

김태산 대리가 생각할 때 금산의 우호주주인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의 지분 10%가 저런 식으로 조성된 자금이라면 법원의 매각명령을 받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증거로 제출하려면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의 수사가 선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언제나 내부고발자는 있어 왔지. 자네 혹시 기자 아는 사람 있나?"연수원장이 물었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의 물음에 문세상 기자가 생각났다

"아 있습니다. 저에게 그 자료를 주실 수 있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응 그럴려고 자낼 불렀네. 믿을 수 있는 기자면 취재원을 불지 않지. 요긴하게 잘 써봐요. 자 그럼 나가서 일보구"연수원장이 자료를 넘겨주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그럼"김태산 대리가 USB를 연수원장으로부터 받아 인사하고 연수원장실을 나갔다

자리로 돌아온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이 준 USB를 PC에 연결하고 자료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전표 사진은 대한증권 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 전표들도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이 정보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저런 분과 증시에서 같은 종목을 갖고 대결을 펼친다면 십중팔구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상대방 보다는 같은 편에 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산 대리는 이 자료를 어떻게 문세상 기자에게 전해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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