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웹소설
정현수 차장이 김태산 대리 방 문 앞에서 의자에 축 늘어져 있는 김태산 대리에게 말한다
"괜찮냐?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도 있는거지. 힘내고 이따가 퇴근 후에 본부장님 금일봉으로 회식하기로 했으니 육백집으로 와. 알았지."
김태산 대리가 지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예"
정현수 차장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말하러 김태산 대리 방을 나가고 김태산 대리는 혼자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장 종료후 나온 호재에 중화태양광 주가는 상한가로 끝났고 고객들에게 매수를 권한 한국태양광은 겨우 보합에 끝나 최악의 하루가 된 기분이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고객들의 손해 뿐 아니라 김태산 대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그 만큼 깍였기 때문에 다음에 김태산 대리가 매매하자는 권유에 고객들이 잘 따를 지 걱정이었다
한용수가 대리가 김태산 대리 방에 찾아왔다. 오후 장에 김태산 대리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동기로서 위로를 해 주러 찾아온 것이다.
"괜찮아?. 한강에나 갔다오자"
한용수 대리의 말에 김태산이 몸을 추스르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증권시장에서 생각과 반대로 움직여 크게 손해를 본 날은 지점장도 직원들에게 함부로 말을 걸거나 나무라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판단했지만 비이성적인 결과로 큰 손해를 본 사람에게 괜히 말을 건넸다가 한바탕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스스로 삭히도록 두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기라고 하나 있는 한용수 대리와 김태산 대리는 서로 힘든 일이 있을 때 돕고 위로하며 버팀목이 되어주곤 했다
오후 4시 30분 한강공원에 도착한 둘은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캔을 하나씩 사서 벤치에 앉아 강바람을 쐬고 있다
한용수 대리가 건배를 하고 한 모금 들이키고 말합니다 "어 시원하다"
김태산 대리도 한 모금 마시고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한용수 대리가 김태산 대리를 바라보면 "야 힘내, 이런 일 하루 이틀이냐?"
김태산 대리가 한용수 대리를 보고 "응. 내가 한국태양광 김요한 IR팀장 말을 너무 믿은 것 같아. 지점장님 말씀대로 다 자기 이익을 생각하고 말한 건데....."
한용수 대리가 "야, 마셔 그리고 잊어. 고객들에게 내일 다시 잘 둘러대고 중화태양광 말고 다른 종목 더 좋은걸로 먹여주면 되지"
김태산 대리는 말 없이 건배하고 맥주캔을 들이키는데 습관성으로 건배를 하는 건 아마도 모든 직장인들이마찬가지 일텐데 혼자 달리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다
한용수 대리말대로 김태산 대리는 내일 고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다시 매매를 해야 하나 생각하니 암담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다시 살아날 것도 같은 복잡한 심경이었다
한용수 대리가 한강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런데말야, 아침에 본부장하고 지점장이 중화태양광에 대해 뭔 대화를 나눴나 보더라. 지점장이 개장하기 직전에 박현주 차장하고 정현수 차장을 지점장실로 불러 뭐라고 말해준 것 같더라구. 점심먹는데 박현주 차장이 장재원 부지점장한테 중화태양광 오늘 팔지 말고 하루만 갖고 넘어가시라고 말하더라구
이유는 말 안하고 그렇게 말하고 둘이 눈빛이 오가는데 뭔가 있는 것 같았어"
김태산 대리는 맥주를 마시다 한용수 대리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한용수 대리를 본다.
"그 말을 왜 이제 말해?" 한용수 대리에게 버럭 소릴 지르고 말았다.
한용수 대리가 깜짝 놀라며 "아니 그냥 내 생각에 그렇다는거야. 괜한 소릴 했네"
김태산 대리는 소리를 지른게 미안 해서 한용수 대리에게 사과한다 "미안, 아 스트레스 받는다. 무슨 정보가 있으면 같이 공유를 해 줘야지 나는 기업탐방 갔다와서 정보를 다 공유하는데 지들은 아는 정보도 말 안 해 주니" 말하면서 김태산 대리가 자가발전하고 있다
한용수 대리가 "야 참아, 하루 이틀이냐. 우리가 다음에 차장달면 저러지 말자"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가 건배하고 맥주캔을 들이킨다
태양이 붉은 석양을 만들며 강너머로 넘어가고 있다
둘은 하루가 고된 날 따로 술자리를 갖기 보다는 이렇게 한강공원에 와 벤치에 앉아 맥주 한잔 하는 것으로 고단함을 잊곤했다
탁 트인 한강공원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흐르는 강물을 보면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고 그래도 숨 좀 쉴 수 있는 여유를 찾기 때문이다
김태산 대리에게 오늘은 정말 긴 하루였고 그 고난한 하루를 위로해 주는 한용수 대리같은 동기가 있어 다행이었다
작은 지점은 인원이 적어 동기 혼자 부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태산 대리는 그래도 동기와 함께 근무할 수 있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힘이 되어 주었다
한용수 대리가 말한다 "오늘 본부장 금일봉에 회식 있다는데 가 봐야지. 오늘 같은 날 도망갈 생각하지 말구"
김태산 대리가 맥주캔을 끝까지 들이키고 고개를 끄덕인다
둘은 다 먹은 맥주캔을 다시 검정 비닐에 담아 지점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