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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편안 Feb 18. 2021

내 심장이 외치는 대로 살자.

<시에 사랑을 담다_내 마음대로>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모두 심장이 울리는 사람으로 함께 사랑하고 미워하고 아파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랑보단 미워하고 아파하는 감정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타인은커녕 나조차도 사랑해 줄 수 없어서 매일 작은 일에 끙끙댄다면, 감정이 향하는 방향을 확인해봐야 한다.


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늘 아프다고 생각했다. 너무 사랑해도 헤어져서 아프고, 너무 미워해도 마음이 타버려서 아프니까. 그러다 보니 온 마음을 다해 사람을 만나고 내 심장이 외치는 대로 사랑하는 것에 겁이 났다. 그 결과, 내 삶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다른 사람이 꿰어놓은 가치관에 엉킨 '이상한 나'가 됐다.


남을 의식하는 '이상한 나'가 세상에 산다는 건 매일 타인이라는 짠맛 나는 바닷물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생활을 자처한다는 거다. 그나마 내던 색깔도 점점 바닷물에 씻겨 바래지고 어느새 남들이 손가락으로 저어대는 물살에 따라 휘둘린다. 그 모습이 '정상인 나'라고 믿으면서.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해 쿵쾅쿵쾅 진실을 외쳐대는 심장 소리에 결국 마음이 힘들어진다. 나를 잃어버린 거다. 이건 암울한 결과이지만 나를 돌봐주라는 반가운 신호이기도 하다. 처방은 그저 마음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다. 머리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마음의 소리만 들어야 한다.


왜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어려울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마음이 끌리는 사람에게 대뜸 고백하고, 그냥 솔직하고 시원하게 할 말을 하면 되는데! 어차피 내 삶이니까... 하필 내 삶이라서 두려운 거다. 타인 사이에서 나로서 존재하지 못할까 봐, 사랑받지 못할까 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고, 소수가 만든 사랑의 테두리에 못 들어가면 어떤가.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할 생명보다 값진 이유가 없다면, 그냥 심장이 외치는 대로 살아 보자. 처음 자신의 고동 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동안 꽁꽁 싸매왔던 아우성이 터져 나와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천천히 마음이 하는 소리를 하나둘씩 들어주다 보면 놀랍게도 점점 또렷이 내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온전한 나'로 서는 그때어쩌면 그토록 눈치 보며 속을 앓던 타인의 진심까지 들릴지도 모른다.



<네 심장은>


오지 말라고 외치는 심장이 있다

어서 오라고 외치는 심장이 있다


네 심장은 어느 쪽일까

내 쿵쾅 소리에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 눈이 두 개뿐인데, 다 남을 향해 있으니 언제 나를 보랴? 이제 그만하자.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도 누군가를 따라 하는 텅 빈 집중도 멈추고, 조금은 즐겁게 내 마음대로 살아 보자. 참고로 남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이 사실을 알면 내 심장이 외치는 소리가 한결 편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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