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사랑을 담다_헤어짐>
"끝이란 헤어짐이 내겐 낯설어. 아직까지 난 믿을 수 없는데, 마치 거짓말인 것처럼."
김연우 가수가 <사랑을 놓치다> 앨범에 수록한 '사랑한다는 흔한 말'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우리가 한 번쯤 관심 가진 '사랑한다'라는 말이 흔하지 않다니... 그러면서 정작 노래 화자는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다. 나는 어땠을까? 화자와 묘하게 닮아서, 혹은 의아해서 자꾸만 가사를 곱씹게 된다. 보통 헤어짐은 슬프고 아프다는 단어와 어울리는데 노래를 듣다 보면 낯설다는 표현이 들린다. 그 이유가 거짓말처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내게도 흔한 말을 하지 못한 낯선 이별이 있었을까?
사랑해서 결국 헤어지는 걸까? 헤어져서 다시 사랑하는 걸까? 어느 것이 먼저든 사랑과 이별은 서로 밀어내면서도 매번 연결된다. 사랑해서 이별이 아려오고, 아려와서 또 사랑을 찾게 되니까. 이때 나오는 마음과 말소리는 완전히 달라서 스스로 속을 때가 많다. 더는 사랑도 이별도 하기 싫다며 남만 아는 뻔한 거짓말을 뱉는다. 그 누구보다 다시 심장이 뛰고 싶으면서.
사랑만 하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헤어지고만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군가를 사랑하면 이별이 찾아온다. 하필 화창해서 들뜬 날에 통보를 받고,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묘한 낌새를 느낀다. 때론, 내가 이별 주체가 되어 누군가를 홀로 두기도 한다. 꼭 생명 시계가 멈춘 날이 아니어도 감정 시계가 고장 난 날이나 새로운 사랑 시계가 작동한 날이 낯선 이별의 날이 된다. 남이 건네든, 내가 주든 이별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사랑을 할까? 이별을 생각하고 만나지 않아서, 사랑으로 춤추는 고동 소리에 다른 소리가 묻혀서, 어쩌면 그저 마음이라는 걸 가졌기 때문일지도...... 도대체 뭘까?
사랑해도, 이별해도 결국 멈춰야 할 순간이 온다.
그렇다고 멈출까 봐 사랑하지도, 이별하지도 못하는 바보는 싫다.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그저 사랑하는 거다.
나 겨우 서서 지나가는 널 바라보면
쫓는 몸짓 벌렁거리는 꽃향기가 나
또 가고 만다, 한 걸음
거기 있어 내가 물어도
나를 스칠 뿐 아무 대답도 없다
나 겨우 서서 가야 할 길 바라보면
감긴 어둠 차오르는 탄 냄새가 나
못 가고 만다, 한 걸음
정말 가요 네가 물어도
나는 스치듯 아무 대답도 없다
사랑하고 싶다.
헤어지고 싶다.
오늘도 우리는 두 감정을 저울질하며 살아간다.
나에게 묻는다.
환상에 빠져 예쁜 모습만 사랑하는가?
모난 모습도 마주 할 용기로 이별하는가?
이도 저도 아닌 마음으로 금방 사랑하고 헤어지는가?
답을 찾기 어렵더라도, 일단 물음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