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아이들은 나를 무의식 중에 '엄마'라고 불렀다

엄마

by 소화 데레사

난 우리 반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다.

선생님 치고 자기네 반 학생들을 사랑하지 않는 선생님은 없겠지만.

난 정말 우리 반 아이들을 많이 사랑했다.

반이 정해지고, 이름으로 처음 반 아이들을 만났고, 설레는 맘으로 3월을 맞이했다.

아이들도 떨리고 긴장했겠지만, 나도 그들 못지않게 살짝 흥분되고 떨렸다.

올해 나의 반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아이들은 강당에서 입학식을 하고, 차례대로 이동해서 각자의 반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선생님들을 기다렸다.

강당 무대에서 입학식 때 각반 선생님들의 소개가 있었으니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벌써 각반의 선생님들의 모습을 스캔하고, 비교하고, 첫인상으로 좋다느니, 싫다느니 웅성거리며 선생님들의 평가를 이미 끝마친 상태다.


난 3반이었고. 우리 반 아이들이 최고로 멋진 아이들일 거라 확신하며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난 교실에 입장함과 동시에 우리 반의 호칭을 정했고 그것은 다름 아닌 "최강 3반"이었다.

그 최강 3반은 1년 내내 이어졌으며 말 그대로 "최강 3반"으로 시작해서 "최강 3반"으로 끝났다.

말의 힘은 대단해서 체육대회 때도 우리 반은 거침없이 모든 경기에 임했고, 매 경기마다 이겼으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낸 경기가 있다 한 들 3위 밖을 나가지 않았다.

부상으로 받은 푸짐한 과자 상자를 보며 아이들은 환호했고, 모든 행사마다 단결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뤘다.

개최되는 각종 교내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서 모두들 본인들이 3반이라는 자부심들이 대단했다.

아이들과 면담을 할 때 모든 아이들이 한결같이 " 우리 반 친구들은 다 무난한 것 같아요. 누구 하나 튀는 애가 없어서 좋아요"라고 했다.

임원이던, 임원이 아니던 리더십을 발휘할 일이 생기면 그 분야를 제일 잘하는 아이가 앞장섰고,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의 말을 잘 따라 주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신나게 학교 생활을 했다.

아이들도 나도 우리 반에 조금의 불만도 없이 1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렇게 화가 없는 사람이었나 싶게, 화 한 번을 안 내고 1년을 보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좋은 기억만 떠올랐다.


3월이 되고 신학기가 되니.

우리 반 아이들이 더 생각이 난다.

이렇게 나의 사랑을 송두리째 뺏어간 아이들이 바로 나의 마지막 담임반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의 담임을 맡았을 때는 마지막 담임반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싫었고, 두어 해 더 담임을 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 해의 아이들이 나의 마지막 담임반 아이들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무렵부터는 매해를 마지막처럼 여기며 교단에 오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런 사랑을 쏟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3월.

오늘따라 우리 "최강 3반" 아이들이 유난히 보고 싶다.

아이들이 대화 중에 나를 "엄마.... 아니 선생님"이라 부르던 우리 "최강 3반" 아이들이.....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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