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돈 이야기

by 소화 데레사

오늘 아침에 성당을 가다가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가 있다.

귀여운 여자 아이의 작은 손을 붙들고 어떤 엄마가 길을 가고 있었다.

그 작은 여자 아이는 엄마한테 예쁜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엄마도 아기 때 돈이 없었어?"

엄마는 그 물음에 "그럼, 엄마도 아기 때는 돈이 없었지"

그러자 어린 여자아이가 뒤이어 말을 한다.

"나도 돈 하나도 없는데"

거기까지만 듣고 난 그 두 모녀를 앞질러 내 갈길을 가느라 그 이후의 대화는 듣지 못했다.

도대체 내가 스쳐 지나간 후 그 둘은 무슨 대화를 나누었을까?

그 여자아이는 왜 본인이 돈이 없다는 것을 굳이 엄마에게 강조하는 것일까?

기껏 해야 5살도 안되어 보이던데.

그냥 빙그레 웃음이 났다.

아마도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거나, 입고 싶은 예쁜 옷이 있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나도 어릴 때 엄마에게 뭐를 사달라고 조른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엄마도 "엄마 돈 없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때 우리 엄마가 진짜로 돈이 없었는지, 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 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난 서울 사대문 안에 위치한 마당 넓은 한옥에 살았으니 형편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리고 내가 엄마가 된 후에 나의 아이들도 내게 이런저런 장난감을 많이 사달라고 했다. 그때 난 꼭 필요하다고 느껴진 것 외에, 아이들에게 꼭 사주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아이들이 요구할 때는 "엄마 돈 없는데?"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우리 엄마가 그때 돈이 없다고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을까 하고.

왜냐하면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돈 없다고 거짓말을 했으니까.

"엄마 돈 없는데?"라고 하면 아이들의 얼굴엔 실망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금방 잊고 자기가 갖고 있는 장난감으로 재미있게 놀곤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커서 소액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지는 않지만, 한 달에 지불해야 하는 용돈이 장난이 아니다.

어쩌면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던 때가 더 아름다웠던 시기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 밤 그때의 아이들의 모습이 떠 올라 혼자 빙그레 웃음 지어본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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