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와 '태극기 휘날리며'

엄마

by 소화 데레사

지난달에 남편과 '아바타 : 불과 재'를 보러 가면서 난 생각했다.

내가 '아바타'를 누구하고 봤지?

곧이어 선명하게 기억이 떠올랐다.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운전을 해서 나의 두 아이를 태우고 극장에 가서 '아바타'를 본 것이 기억났다.

그때가 2009년이니 벌써 17년 전의 일이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혹시 아바타 영화 본 것 기억나?" 하고 물으니.

우리 큰 애는 "그럼요. 그때 극장에서 엄마와 같이 아바타 영화를 봤잖아요" 하는데

작은 아이는 "그 영화를 극장에서 엄마하고 함께 보았었나요?"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만큼 세월도 흘렀고, 둘째는 첫째 보다 세 살이나 더 어린 나이였으니 기억이 잘 안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영화를 좋아하는 큰애는 2022년에 개봉한 '아바타 : 물의 길'을 개봉하자마자 첫날 극장에 가서 보았었고, 2025년에 개봉한 '아바타 : 불과 재'도 개봉 첫날 보고 와서 내게 '아바타 : 물의 길'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라는 한 줄 평까지 해 주는 아이이니 "아바타 '영화를 보러 간 것을 잊어버릴 리가 없었다.

이렇듯 난 가끔씩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다니곤 했다.

만화 영화부터 외화까지 많은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친구들하고 영화를 보러 다니고 있어, 요즘 내 영화 관람의 주 파트너는 나의 남편이다.

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극장에 가서 보는 것도 좋아하고, 집에서 OTT를 이용해서 보는 것도 좋아한다.

나한테 영화는 영화 관람 자체도 좋지만 누구와 언제 어디서 영화를 보았는지도 중요하다.

그것까지가 내가 본 영화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아이들과 본 영화를 기억하듯이 엄마와 함께 관람했던 영화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엄마도 영화 관람을 좋아하시던 분이었는데, 우리들 키우면서 한참 동안 극장하고 거리를 두셨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우리 아이들이 그랬듯이, 과거의 나도 학창 시절부터는 친구들하고 영화를 보러 다녔으니 엄마하고 같이 영화 보러 간 적이 언제였을까 싶을 때였던 것 같다.

그 무렵.

2004년에 장동건과 원빈이 주인공인

한국전쟁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을 했다.

당시 한국 영화 역사상 두 번째로 천만관객을 불러 모은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영화였다.

잘 생긴 두 남자 주인공이 형제로 나와서 열연을 펼쳤고,

나의 엄마는 6,25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아마 더 몰입해서 그 영화를 보신 것 같다.

엄마는 극장에 가지 않았어도 TV에서 방영하는 '주말의 명화'는 늘 챙겨 보실 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셨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딸하고 단둘이 극장까지 가서 커다란 화면으로 본 영화가 더욱더 재미있게 느껴지셨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두런두런 영화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엄마가 겪었던 6,25 전쟁이야기도 한 편의 전쟁 영화였다.

그날을 기점으로 엄마와 난 그 후로 오랫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보러 같이 극장을 찾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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