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 오리여왕
“오늘도 그녀는 물 위에서 광을 낸다.”
지나가다 중랑천에서 딱 마주쳤다.
한 마리의 오리.
그런데… 그냥 오리가 아니다.
그녀는—세상 진지하게
스킨케어 중이었다.
네, 강 한복판에서
아주 정성스럽게 얼굴을 문지르며
물광 루틴을 진행 중이셨다.
물 뿌리고, 쓸어주고,
다시 물 뿌리고, 털을 정리하며 마무리.
이건 거의 ‘리버 뷰 스파 패키지’.
그 순간 확신했다.
이 오리는 평범한 오리가 아니다.
중랑천 뷰티계의 여왕님이시다.
“지성 피부? 수초팩이 답이에요.”
“각질? 물갈기 한 번이면 끝~”
나도 오늘부터 오리처럼 살기로 했다.
강하게, 촉촉하게, 아무도 안 보는 척하면서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