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nada
캐나다에 와서 병원을 이용할 일이 전혀 없으면 너무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외국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돌발적인 변수는 늘 일어나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보험이라는 제도가 존재하겠지요.
저희 가정은 스터디퍼밋과 나머지는 모두 비지터의 자격으로 들어와서 1년이 되어갑니다.
OHIP 자격이 안되어서 사설 보험인 장기해외체류보험을 가입해 놓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편하게 지내도 되지만, 늘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병원과 보험을 이용할 일이 생겨서 그 경험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보험은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미리 가입했습니다.
한국 보험사를 포함하여 여러 보험사를 서칭한 다음, 캐사사에서 발견한 분을 통해
외국 보험사를 한 두곳 비교해 보고서 결국 현지 보험인 Manulife에 4인 가족이 가입했습니다.
아내가 학생이라 학생 가족으로 가입한 경우입니다.
보험사를 살펴보다가 결국 내린 결론은, 보장 내용은 비슷비슷하고,
금액 차이도 비슷비슷하다는 점(물론 제가 생각한 보장 내용을 기준으로!),
그러나 claim 방식과 이후 과정에 차이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한국 보험사를 선택했다면 병원을 첫 방문할 때, 그리고 보험 청구할 때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반면, 현지 보험을 경험해 보니, 그 경험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듭니다.
결국 사람마다 다르겠구나하는 결론에 이릅니다.
휴직했지만, 제가 해 왔던 일이 행정 쪽이라,
일처리가 명확하지 않거나 빨리빨리 진척이 안되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캐나다의 일처리에 대해서는 마음을 많이많이 내려 놓았어도 여전히 답답함을 느꼈지만,
지나고 보니 그러려니 이해하게 됩니다.
참고를 위해 타임라인과 함께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제가 가입한 Manulife 기준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저녁을 먹을 때쯤에 이르러야 새끼 손가락을 다쳤다고 말합니다.
학교에서 농구를 하다가 친구가 세게 던진 공에 손가락이 부딪쳤고 반대로 꺽였다고도 했습니다.
제가 봐도 앞뒤로 파랗게 멍이들고 두 배로 부어 있었습니다. 구부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문닫기 직전에 Canadian Superstore에 가서 손가락용 splint를 사와서 고정해 두고 고민하다가,
보험사에 전화했습니다. Manulife는 병원 방문 전에 claim을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패널티...
Manulife 상담원은 바로 연결이 됩니다.
일단 영어가 수월하지 않다고 이해해 달라고 하니, 친절하게 천천히 대화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주 보험자 이름. 가입 번호. 연락처. 아픈 사람 이름. 생년 월일. 왜 다쳤는지. 언제 병원을 갈 것인지.
이렇게만 묻고 claim 번호가 메일로 갈 것이라고, 잘 나으라는 친절한 멘트와 함께 종료.
그리고 몇 분 뒤 claim 번호가 도착합니다. 실은 병원 갈 때는 필요가 없습니다. 보험료 청구할 때 필요합니다.
서치해 보니, 병원가면 반나절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많고, 뼈 fracture는 응급실이 답이라는 의견이 있어서,
다음 날, 제일 큰 병원을 소개받고 그곳 응급실(토론토 인근 소도시인지라.. 유일한 응급실)을 방문했습니다.
응급실 입구에서 번호표를 받는 PC가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 이름과 생년 월일을 입력하고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처음이라 안내하시는 분이 하라는대로...) 응급실 대기실에는 아무도 없고 저희만 있었습니다.
안쪽에는 3곳으로 나누어진 응급실 부스에 방문자가 들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초진을 위한 장소인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10분쯤 기다리자 아이를 불렀고, 들어갔습니다.
의사인지 간호사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와서 보니 인턴의사 정도?) 젊은 분이 와서 아이의 인적사항을 묻고
손가락을 살펴보고, 왜 다쳤는지, 어떻게 아픈지, 움직임 등을 체크하고 사진을 찍자고 합니다.
나와서 접수하러 갑니다.
보험이 없다고 설명하고, 모두 내가 pay 한다고, private insurance 청구해야 하니 서류 달라고 했습니다.
보험이 없는 경우, 청구 서류가 우편으로 간다고 설명해 줍니다.
(이 때 저에게 lucky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돈 백은 그냥 나올텐데 지금 안내서 좋지? 라는
의미인 것 같았습니다. 제 성격은 몇 백이라도 바로 내고 바로 청구하는 것이 더 좋은 말이지요.)
접수하고 나서 이제 응급실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복잡한 복도의 의자 한 곳을 가리키며 앉아있으라고 해서
한 20분 앉아 있으니, 사진 찍고 오라고 안내를 해 줍니다. 다행히 대기자가 없어서 사진도 바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기실로 안내. 그리고 대기가 시작됩니다. 물론 기대보다는 짧았습니다.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나서 골절 여부를 확인하게 되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40 여분 정도 대기하고 있으니, 간호사가 한 분 와서 말하길, 집에 가라고...
네? 아이 손가락이 부러졌을수도 있는데?
집에 가면 병원에서 다음에 병원에 와야하는 날짜를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 날 오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 손가락이 부러졌을수도 있는데 10일 뒤에 병원에 오라고 합니다.
헐.
그래도 생각을 바꿔서 아마도 정말 부러졌다면 바로 조치를 해줬겠지..
사진을 보니 부러진게 아니라서 그 때 오라고 하나보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두번째 방문. 여전히 손은 부어 있고, 아이가 손가락을 접을 때 아파하지만, 멍은 좀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이 날은 응급실이 아닌 정형외과를 방문했습니다. 예약이 되어 있어서 대기는 20-30분 정도 였습니다.
이 때 비로소 의사를 만났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며 fracture는 아니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더니 아이에게 농담도 하고 마지막엔 아이에게 enjoy your life! ㅋㅋ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부터 저의 진짜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안내받은 메일에는 claim은 병원에 다녀온지 15일 이내에 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일단 걱정이 되어서 Manulife에 전화해서 두번 병원 갔는데, 첫번째 인보이스도 받지 못했고,
15일 넘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느냐? 라고 물었는데, 상담원이 쿨하게 괜찮다!
다 받으면 청구해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안심이 되어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방문, 응급실을 방문했던 인보이스가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한 달 만에.
$763. 엑스레이 사진 한번 찍고 온 비용 치고는 비싸네요. 바로 eTransfer로 납부했습니다.
두번째 방문해서 만났던 의사가 운영하는 개인 병원에서 인보이스가 왔습니다.
별 내용은 없고 네가 갔던 병원에 연락해서 돈 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150. 생각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첫번째 인보이스에 대한 영수증이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다 못해, 병원에 전화했습니다.
담당자에게 두번째 인보이스를 이메일로 받고 싶다고 하니, 바로 보내주었습니다. 오잉?
바로 eTranfer로 납부!
두번째 인보이스 우편으로 도착. 하지만, 2. 25.에 안내받은 금액보다 훨씬 크네요. $430. 왜지?
이미 납부했지만, 접수 완료!
두번째 인보이스에 대한 영수증이 도착했습니다.
이제 claim으로 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해야하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그 전에 이미 작성해 놓았으니, 영수증 내용만 기입하면 끝나는 일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Submit 하니 바로 접수 확인 메일이 날아오네요.
보험사는 사기업이니 지급은 좀 더 빠르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조금 했습니다.
와! 일주일만에 청구한 금액 그대로 입금되었습니다. $1,163
이렇게 거의 두 달만에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길고 긴 병원방문과 보험청구 과정이었네요.
한번 경험하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보장내용에 포함된 아이들 시력검사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캐나다 #응급실 #손가락골절 #병원 #OHIP없음 #무보험 #사설보험 #해외장기체류자보험 #Manulife #LakeridgeHealth #보험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