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식당 코이다이닝 이사 김태윤
- 지금 제가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에요.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상품 협찬을 수년간 했던 그가 가게를 접는다고 찾아왔다. 종종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마음은 뿌옇게 흐려진다. 이미 청취자들에게 발송을 한 식사권은 어찌할 것이고, 이런 말을 전하는 대표의 마음은 얼마나 쓰릴 것인가. ‘아이는 없나...’ 생각의 골이 여기까지 미친다.
그는 상품협찬을 하는 업체 사장님들 중에 단연 눈에 띄었다. 보통 업체들은 3개월 또는 6개월에 해당되는 식사권이나 상품권을 한꺼번에 준다. 그리고 그것들이소진되면 대표나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서 다시 그만큼의 분량을 받곤 하는데, 보통 시간이 흐르면 대표들은 으레 회사 안내데스크에 맡겨두곤 한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3개월 텀을 주기로 꼬박꼬박 디제이 선배가 방송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찾아왔다. 식사권을 챙겨 온 그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안부와 근황을 나눌때마다 늘 예의 바르고 공손했다. 친분이 쌓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마련인데, 그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거나 다리를 벌리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 차분한 성정을 보면서 가게가 문을 닫는 일은 없겠다 싶었다.
- 대학 졸업하고 요식업 컨설팅을 했어요. 그러다 아는형님이 가게를 맡아달라고 해서 울산으로 내려왔죠.많을 때는 세 곳까지 맡아서 했어요. 사실 저는 바지사장이라서 그저 손 털면 되는데 많이 아쉬워요. 코이다이닝은 제가 메뉴를 자꾸 변경한 것이 크게 후회되고요. 이 신발 보이시죠? 일할 때마다 신었던 신발인데, 이렇게 낡은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했어요.
세 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그가 고용한 셰프만 대략 60여 명이고, 면접을 본 셰프만 수백 명이 넘는다고한다.
- 면접을 하도 많이 봐서 이 사람과 일할게 될지 아닐지 바로 알죠. 최악은 과장이죠. 과장을 하는 사람은 뽑아도 오래 일하지 못하고 나가고요. 반대로 뒤로 자꾸 물러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도 곧 나가더라고요. 무난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뽑습니다.
역시 무난하고 평범한 것이 제일 어렵다.
- 아, 결혼이요? 안했습니다. 그래서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