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눈앞에 있으면 생각보다 담담하다.
병원에서 응급실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도 이유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물었다.
“제가 무슨 일 있나요?? 응급실 입원이요??”
“지금 소장에 천공이 있습니다. 응급 수술을 할 수도 있으니, 보호자 연락하셔서 입원 수속 밟으세요.”
이야기를 듣고 몸이 그냥 굳었던 것 같다. 무슨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조금 무섭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순간 도망가고 싶었다. 정신을 차리고 엄마에게 전화했다.
“엄마 나 소장에 구멍이 있어서 응급 수술 할 수도 있다고 응급실로 입원하래 그리고 보호자가 필요하대”
엄마가 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나도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자전거를 주차하고 응급실로 향했다.
가자마자 입원복으로 갈아입었다. 긴장된 상태로 침대에 누웠다.
잠깐 누워있으니,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내 침대 주변으로 모였다.
내 팔에서 피를 뽑고, 심전도 검사를 하고 많이 바빴다.
모두가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검사하는 모습을 보니 더 무서웠다.
간호사에게 물었다. “저 많이 심각한가요?”
간호사는 “네, 지금 소장에 천공이 있어서 쇼크사를 할 수도 있는 상태예요.”라고 했다.
사실 그냥 쇼크였는지 쇼크사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뭔가 장에 구멍이 뚫렸으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정신이 멍해짐과 동시에 주마등처럼 뭔가 지나갔다.
“이렇게 나 죽나?”
정말 죽는다는 것이 눈앞에 다가오니 억울한 것도 슬픈 것도 없었다.
오히려 차분해졌던 것 같다. 정말 죽는다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였다.
다시 엑스레이와 CT를 찍고 기다렸다. 속으로 제발 수술만 하지 말자라고 빌었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멍을 때리니, 엄마가 왔다.
반갑다는 생각보단 미안했다. 엄마도 바쁜데 괜히 내가 귀찮은 일을 만든 것 같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응급실에서 내가 들었던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려주고 담당의를 기다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응급 수술은 하지 않았다.
입원을 하고 항생제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난 입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