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건 이제 두려워졌다.
2019녀 12월 23일 수술 당일이 되었다.
수술하는 날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사실 잠도 잘 못 잤다. 긴장과 불안한 생각 때문인 것 같다.
24시간 금식을 하고, 장을 비웠음에도 배고픔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한 달이 넘게 금식을 해서 익숙해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긴장은 침묵을 만들었고 그 침묵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엄마를 안심시키려 괜찮다고 말했다.
나의 경직된 눈과 애매한 미소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만 말이다.
오후 3시경 나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 침대에 누웠다.
수술복은 은근히 입기 불편하다.
일반 옷과 다르다. 구멍이 엄청 넓게 뚫려있고 어디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도 헷갈린다.
그리고 굉장히 오버핏이다. 그래서 끈으로 애써 내 몸에 맞게 입었다.
수술복을 입으니 이제 수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환자분 이제 수술실로 이동하실게요." 수술실로 날 데려가주실 분이 오셨다.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수술실로 향했다. 가는 동안
입구에서 잠깐의 시간을 가졌다.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같다.
괜찮을 거라는 가족의 말에 “금방 다녀올게” 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가족들의 얼굴을 보았다. 엄마, 아빠, 형제들의 얼굴을 티 안 나게 봤다.
“내가 바라보는 마지막 모습이 될 수 있으니까”
마음 한구석에서 하지 않아도 될 생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수술방에 들어갔다.
수술실을 갔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안은 꽤 춥다. 추운 것보다는 조금 서늘하다.
추위라고 느끼는 건 긴장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수술방의 연한 초록빛 벽 색깔은 안정을 주기 위한 색깔임을 인하면서도
불안한 마음과 요동치는 심장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수술 준비를 하는 의사분들과 간호사분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입이 안 열렸다. 바싹 마르는 입술에 침을 바르기 바빴다.
그리고 어떤 마스크를 쓰고 마취약이 들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뭔가 불안했다. 내가 마취약이 안 통하면 어떻게 하지?
수술 중에 마취가 깨서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그럼 죽는 거 아닌가...? 그럼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이런 불안한 생각들을 하면서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했다. 10..9...8...7....6....5...4....3.....
눈을 꼭 감으며 숫자를 세었다. 그렇게 난 간호사분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뭐지? 하는 생각과 함께 정신이 들었다. 그런데 숨을 쉴 수 없었다.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고통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너무 아프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아팠기 때문이다.
배에 자극되어 숨을 들이쉴 수 없었다. 그저 살기 위한 최소의 호흡만 했다.
회복실에서 시간이 지나고 나는 작은 호흡을 쉬며 다시 입원실로 향했다.
입원실 침대로 가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 이동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깨어난 뒤 나는 계속 진통제를 부탁했다.
마취성이 강해 몇 시간에 한 번씩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 말이 그땐 왜 그리 원망스러웠는지
진통제는 내가 느끼기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맞아도 계속 아팠으니,
그 아픔은 지금도 생각하면 배가 아려온다.
잠은 어떻게 잤는지 기억이 안 난다. 잠을 잔 건지 기절한 것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저 잠깐의 눈을 붙였다. 일어난 것인지 모른다. 그래도 고통에 벗어날 수 없었다.
그날 하루 그리고 그다음 날도 난 아픔을 견뎌야만 했다.
3일 정도 되었을 때는 그나마 괜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