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빛 아래 | EP.03
당신이 창밖을 바라보던 그 순간,
나는 조용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내려와
당신의 볼에 닿고,
긴 속눈썹 위엔
투명한 금빛 실이 얹혔죠
나는 무심한 듯,
하지만 놓치지 않으려
시선을 따라갔어요
턱선에서 어깨,
흰 셔츠의 잔잔한 구김마저
숨소리처럼 고요히 흘렀어요
그리고,
당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내 눈을 바라본 그 순간-
숨이 멎었고,
시간도 한 칸 멈춘 듯했어요
그 짧은 눈맞춤이
어쩌면 모든 말보다 먼저,
내 마음을 건드렸죠
말이 채 닿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당신 곁으로 스며들고 있었어요
서서히.
아마도 그날부터
내 하루의 중심은
당신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