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양육 시리즈] EP. 08 하루 한 시간의 독서 이야기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책을 읽혔어요?”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사실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책을 좋아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도,
언어 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그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자는 시간.
그 사이 어딘가에 조용히 책 읽는 시간을 넣었다
그게 하루 한 시간,
독서의 시작이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건
태어난지 9개월 무렵.
아이는 내 목소리를 들으며 페이지를 넘겼고,
나는 그 시간만큼은 안정을 얻었다
책을 함께 읽던 시간은
곧, 나의 쉼표가 되었다
육아의 소음 속에서
조용히 숨 쉴 수 있는 한 구석.
그리고 아이가 다섯 살.
한글을 떼자마자 책을 혼자 읽기 시작했다
강요하지 않았지만,
매일 반복된 시간은 아이의 습관이 되어 있었다
가능했던 이유는 두 가지다
처음 가능했던 건 ‘생활습관’을 위한 꾸준함이었고,
끝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사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가지 않으니
그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학원을 가거나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 대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더 좋아했다
책을 읽고 나서 문제집을 푼다거나,
독후감을 쓰게 하진 않았다
그랬다면 책은 금세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책이 아닌, ‘공부’가 되었을 테니까.
책을 놀이처럼,
숨처럼 옆에 두었기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에 머무를 수 있었다
하루 한 시간.
그 규칙 하나로 우리는 책을 쌓아 올렸다
공부가 바빠도
책 읽는 시간만큼은 미루지 않았다
게임을 원할 땐
“책 한 시간 더 읽고 하자”고 거래했고,
책을 읽은 뒤에
누군가 던진 가벼운 질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뜻밖의 깊이에 닿을 때가 많았다
이 시간이 기억되길 바랐다
‘지루한 숙제’가 아니라
‘함께한 좋은 순간’으로.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독서 습관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학원에 가지 않았기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저녁이 남아 있었고,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아이가 쓰는 말,
생각하는 방식,
질문하는 힘으로 이어졌다
책을 통해
아이들은 자라고 있었고,
그 옆에 앉은 나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
나는 독서를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그래서, 끝까지 가능했다
이제 아이들은
사춘기를 지나
성인을 바라보고 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이 시간은
언젠가 자연스레 멈추겠지만,
그때의 온기와 숨결은
우리가 함께 자란 흔적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저녁들을 사랑한다
책을 펼치고,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같은 페이지를 함께 넘기던 그 순간들.
그게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부모와 함께하는 열여섯까지의 독서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