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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 나를 닮은 새

숨결이 닿는 풍경 | EP.02

by 마리엘 로즈


안개가 물 위에
비늘처럼 번지고,


파란 드레스를 입은 시간이
조용히 나를 바라본다.


누가 먼저였을까...


새가 날아든 걸까,
내가 이 자리에 머문 걸까.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선다는 것.


그건,
닮았다는 뜻이다.



깃털은
물결처럼 가볍고,
시선은
수면처럼 잔잔하다.

같은 쪽을 바라보며
아무도 닿지 않는 감정의 결을


혼자서,
천천히
건넌다.


이 고요는 침묵이 아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껴안는 순간이다.


오늘 당신 마음에도
이 새처럼
말 없이 곁에 앉아주는
고요한 무언가가


살짝,
조용히
내려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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