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짐을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1부 무너진 마음을 품어주는 말들 | EP.07

by 마리엘 로즈


어느 날 문득,


늘 먼저 연락하던 사람이
조용해졌다는 걸 알아차린다.

괜히 마음이 서늘해지고,
나만 뒤처진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이제 필요 없어졌나...”
그런 생각이 스며든다.


누군가가 멀어졌을 때,
곧장 ‘내가 싫어진 걸까?’
라고 자책하지 말자.


가끔은 질문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봉사 현장에서 만난 한 사람이 있었다.

넉넉해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손길로
다른 이를 돌보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말했다.

“누군가의 아픔을 돌보는 동안엔
제 상처가 덜 아픈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며 알았다.


사람은 사랑받는 감정보다도,
‘아직 필요한 존재’라는 자각 속에서
더 큰 위로를 얻는다는 것을.




관계는 사랑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필요로 연결되고,
필요 없음으로 멀어지기도 한다.


상대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의 ‘나의 역할’이
달라졌을 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계절이 바뀐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무 서둘러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은 변할 수 있고,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다.



꼭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서
내 마음을 다 소진할 필요는 없다.

관계는 흐름이고,
주고받음이 있어야 한다.


늘 내가 먼저 다가가야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건 애초에 불균형한 방식이다.

때로는,

내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먼저 연락하지 않아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나를 지키며,
조금 더 단단해지는 방향으로
마음을 두어도 된다.



지금 누군가가 다가오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사람은 아니다.

그는 단지,
지금의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뿐이고,
그것은 그의 삶이 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마음을 흔들지 말자.


나는 내가 선택한 나로 살아가면 된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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