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에 잠긴 하루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16

by 마리엘 로즈


물빛 아래,

고요히 번지는 마음


쏟아지지 않아야 비로소 들리는 마음이 있다.




프리루드



창밖엔 이미

어둠의 물기가 얕게 번진다.


예보는 내일 비라는데,

마음은 오늘부터 촉촉해진다.


그래서 지금,

말의 부피를 줄이고

감정을 조금 덜어둔다.


조용히 젖어가도 좋은 밤.



네이비의 숨 #2C3E55



쨍한 슬픔은 푸르지 않고,
우아한 슬픔은 네이비다.

비는 그 위에

천천히,

조용히 스며든다


쏟아내지 않고 적셔 오는 방식으로.

그래서일까.


네이비는 슬픔이라기보다
품위 있게 참고 있는 감정처럼 느껴진다.



창가의 프레임



고요한 방,

낮게 친 커튼.


유리엔 얇은 김이 서리고
젖은 아스팔트 냄새가
틈 사이로 살짝 들어온다.

내일도 우산을 챙겨
어김없이 길을 걸을 테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비는 세상을 적실 뿐 아니라
내 안을 씻어내고 있다는 걸.




잔향



물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건
지워진 흔적이 아니라
윤곽이 또렷해진 마음이다.

그래서 비가 조금 반갑다.


소리를 낮추고
세상을 잠시 멈추게 하는 이 침묵 속에서
나는 나를 한 톤 더 분명히 느낀다.



여운



빗소리가 가라앉으면 가장 깊은 색만 남는다


https://youtu.be/7uEA6WhW-tg?si=SI1-MiCmtvR2K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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