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의 아름다움이다.
나는 천 년 동안 빛을 보았다.
불타는 것도, 식어가는 것도,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아는 생명의 숨결이었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인간들이 부럽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찾고,
눈이 부셔도 멈추지 않는다.
나는 너무 오래 살아서
빛이란 것이 결국 사라지기 위한 장치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걸 모른다.
모르기에 더 뜨겁게 살아간다.
그 불완전함이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그들은 오늘의 빛이
내일의 그림자를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햇살 아래 서서 웃는다.
눈을 찡그리며 “따뜻하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 어쩐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ㅡ
나는 수없이 많은 해와 달을 보았다.
그러나 인간의 빛은 조금 다르다.
그건 꺼질 것을 알면서도 피워 올리는 작은 불씨다.
바람이 불면 꺼질까 두려워하면서도
그 불빛으로 서로를 안심시키는 존재들.
사랑이 그렇듯,
그들의 온기는 늘 유한해서 눈부시다.
ㅡ
그래서 나는 그들을 멀리서 바라본다.
불완전한 빛이 만들어내는 찰나의 온도,
그게 세상의 전부인 듯 웃는 그들을.
나는 그들에게서 빛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손을 뻗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오래된 마법일지도...
https://pin.it/7LN0BCgy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