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볼 시간
스물아홉, 서른
이 시기가 되면 많은 이들이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한 번쯤은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나는 잘하고 있는가?
지금의 모습은 내가 바라왔던 모습인가?
그래서 행복한가?
스물아홉, 서른. 이 나이대가 되면 당연히 자리를 잡고 성공한 커리어 맨, 커리어 우먼이 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던 단편적인 어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의 우리는 진짜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진짜로 원하는 나의 모습, 나의 일.
대학 동기들과의 만남을 가지면 절반 이상은 다른 직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나 또한 흔들린다.
어떤 일을 해야 보람을 느끼고, 설렐까. 어떤 모습으로 일할 때 행복할까 하루에 수 없이 헤매고 질문한다.
흐린 시야에 가려져 아직은 알 수가 없기에 나는 이것을 경험이라는 시간을 통해 선명한 시야로 눈 뜨고자 한다.
이 시간이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시 새로운 나를 만나러 갈 준비가 되어있다.
단연코 현재 직업에 속해 있지 않은 나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머리는 좀 나쁜 것 같지만 나의 업, 공간 디자인을 하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좋아했다. 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도 좋았다. 그러나 역시 확신할 수 있는 일이란 없듯, 시간이 갈수록 나와 맞지 않는 옷을 걸친 기분이었다. 산 넘어 산. 큰 산을 넘으니 더 큰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조금 알아간다 싶으면 더 큰 배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산 앞에서 이내 주저하게 되었다. 내가 과연 이 산을 넘을 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이 산을 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한 걸까.
나의 적성과 성향이 과연 적합한지, 나의 한계에 대해 계속해서 들여다보게 되었다. 분명 명확하게 정말 좋아하는 일이 맞다면 스스로의 한계는 생각지도 않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도 지쳐 있었고, 이러한 생각도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선택을 위해서 지금의 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스스로와 끊임없이 대화해 나가야만 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은 이들이여, 함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