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기 마련이다.
그래서 후회 없는 선택이란 없는 법이고, 그래서 삶에 정답이란 없는 법이다.
그저 선택한 길을 정답이라 믿고 정답으로 만들어 가면 그만이다.
내 지난 선택들을 후회 없이 믿고 사랑하는 것.
그게 삶의 정답이다.
- 응답하라 1994 -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이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 라며 후회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후회하는 마음에 지나치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했던 생각을 계속해서 생각하며, 마음이 쓰라리기까지 한다. 그 끝은 결국 나를 향한 책망과 자책이었다.
내가 내린 선택들에 대하여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했던 것은 항상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만 내렸다는 결론을 내린 이후부터였다. 아마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우리는 같은 선택을 내릴지도 모른다. 내가 어딘가 무지했던 터라 그릇된 선택을 내렸을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다는 것. 그 상황에선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늘 더 나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그 믿음이 나를 자책하는 것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지난날의 나의 판단을 존중하고, 믿어주면 어떨까. 그때의 내가 어리석었을지라도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경험을 쌓은 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후회로부터 나를 할퀴어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닌, 과거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나를 포용해 주는 마음을 품는 것이다.
남들에 비해 비교적 공백기가 있는 것, 이룬 것 없는 지난 날에 대해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회환이 가끔씩 나를 집어삼키려 했다. 그러나 어느 날엔가, 그날들을 탓할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모든 순간에 늘 최선을 다했다. 내 삶에 있어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어찌할 수 없는 지난날들에 대해 한탄할 필요가 없었다.
최선을 다해 늘어져서 쉬어보았고, 최선을 다해 취준 준비를 했고 최선을 다해 내 청춘과 추억에 집중했다.
또 최선을 다해 일을 했다.
공백기가 남들보다 길다지만, 나는 늘 그 순간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럼 되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것은 결코 나를 책망할 일도, 후회로 남길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벽히 후회에서 벗어나기란 힘들 것이다. 그 후회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우리는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를 마주 봐주어야 한다.
앞으로도 해야 할 무수히 많은 선택지들에 흔들리고, 불안할지라도 내가 하는 선택들이 그저 최선의 선택과 행동이라고 스스로를 믿으며 결정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