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안온한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언제 안온함을 자주 느낄까? 다른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안온한 시간의 행동 양태도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안온함이란, 마음이 평온하고 평화로운 순간이다. 치유가 되듯, 내적 풍요로움이 채워지는 그런 힐링의 순간. 또 잠시 생각을 내려놓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만히 멍을 때리기만 해도 따스함이 스며드는, 몸이 마치 사르르 녹아내리는 감각이다.
지난 제주 살이를 하며 내게 있어 안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녹음이 진 풀잎이 바람에 산들거리는 풍경과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함께 하는 순간. 또 귓가에 들려오는 지브리 음악 플레이리스트. 특히, 그중에서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중,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들으면 여한이 없는 순간이다.
또는 햇볕이 좋은 날, 산책을 하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것. 홀로 그렇게 시간을 보낼 때 나만의 안온함의 의미를 찾은 듯했다. 어떤 순간에 내가 진정으로 안온함과 행복을 느끼는지 알게 된 것이다. 녹음이 진 날에 날씨가 좋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안온함이 다가온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다. 제목처럼 수없이, 언제나 몇 번이라도 들어도 정말 질리지 않는 노래다.
마음이 복잡스럽고, 힘겨울 때 이런 순간들을 자주 만들려 노력한다. 지독한 진로 고민으로 몇 달째 마음고생을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확실히 조금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 본인만의 안온한 순간을 깨닫고 그 순간을 자주 만들려 노력하는 것은 삶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자세라 생각된다. 안온한 감정에 나를 놓이게 하는 것은 재충전과 회복하는 시간에 가깝기 때문이다. 내가 주저앉지 않고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는 순간들로 쌓이게 되는 것이다.
안온함이란 정말 특별하고, 대단한 것을 하는 순간이 아니다. 대개 소소한 것들로 채워지는 순간들일 것이다. 가령, 따뜻한 이불속에서 강아지와 함께 체온을 맞대고 있는 것, 조용하고 고즈넉한 카페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 가만히 멍을 때리거나 혹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등. 소소한 것들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소소함이 가져다주는 것은 결국 큰 힘이 되어준다.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도 스스로 괜찮아질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나를 보호할 수 있는 큰 무기이다. 아직 나만의 안온한 순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나는 어디에 있을 때, 무엇을 할 때 주로 안온함을 느낄까?” 늘 이 질문을 가져보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살아가면서 안온한 순간은 많을수록 좋은 법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