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의 반, 투자 사기를 당하다

by 위니 wini



어릴 적부터 늘 지인들에게 들어오던 말.

"넌 너무 순수해서 진짜 사기 잘 당할 것 같아 걱정이야. 조심해."


나도 이런 내가 걱정이었다. 남들이 치는 장난스러운 말에도 덜컥 덜컥 믿어버려서 너무나도 잘 속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사람을 잘 믿는 나는 투자 계약을 한지 한 달 만에 사기를 당해버렸다. 전형적인 유사 수신, 폰지 사기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인생이 참 재미있네. 이렇게 또 하나의 서사가 늘어가는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돈을 잃는다 생각했을 때 생각보다 타격감이 크지 않았다. 마치 이번 일을 계기로 크게 도약할 것 같은 느낌, 내 인생의 성공 스토리가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을 겪기 마련이라지만, 이번 경험은 앞으로 내가 수억이 넘는 더 큰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느껴졌다. 다음에 더 크게 당할 사기를 미리 방지한 것이라고 말이다.

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서 또 한 가지 바로 든 생각은 "괜찮아. 내게 있어 소중한 사람들이 여전히 함께 하잖아. 나를 포함해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잖아. 그거면 돼."라는 것이었다. 내 세상엔 더 소중한 것들이 많았다. 내 삶에 있어 돈에 대한 비중과 가치가 높을지언정, 실질적으로 추구하는 내제적인 가장 큰 가치는 따로 있었음을 다시금 인지하게 되기도 했다.

엄마와 비밀 이야기가 없는 나는 이 사실을 알리자마자 엄마는 내가 더 소중하기 때문에 내가 마음 힘든 것이 싫다고 했다. 너무 맘 쓰지 말고 경험했다고 생각하라며 되레 쿨하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엄마는 네가 더 소중하기 때문에 이번 일로 크게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처음부터 없었던 돈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으면 돼. 돈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야."라고 해주던 따뜻한 그 마음에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런 엄마를 두어 그저 감사하고 행복한 사람일 뿐이다.

사기 금액은 내게 있어 그렇게 작은 돈도 아니었다. 그동안 어떻게 모은 전 재산의 반을 날리게 된,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지만 부정하진 않았다. 냉철한 T가 아니라 극 F인데도 오히려 빠르게 수긍하고, 다음 대책을 세웠다. 현재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홀로 진행 중이다. 돈을 돌려받을 각오라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보자는 것이었다. 이전에도 다른 일들로 한 번씩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혼자서 진행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준비는 수월했다. 예전에는 돈을 어떻게 해서든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받겠다는 광기로 임했지만, 지금은 못 받으면 훌훌 털어버려야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그 경험으로 이러한 마음 가짐이 정신적으로 내가 가장 고통받지 않는 방법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기 친 그들이 너무나도 괘씸하지만 나는 '지팔지꼰(지 팔자 지가 꼰다.)', '인과응보'를 아주 잘 믿는 사람이다.


지인들은 결혼하고 집 사고, 차 사고.. 비교하면 끝도 없지만 나는 언제 또다시 돈을 모으나 하는 막막함으로부터 광기를 가지고 열심히 모아나가 보려고 한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 내 돈을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피와 살이 되는 경험으로 남았다. 마이너스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투자 사기를 당한 걸 알았을 때보다 오히려 두 달 전, 회사를 다니며 심적 방황으로 인한 공황이 왔을 때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 회사 다닐 때 너무 나약했나, 버텨볼 걸 그랬나." 하는 바보 같은 심리를 느끼던 모습에 이제 더 이상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돈은 다시 모으면 된다. 나는 분명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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