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맨 만큼 내 땅이다

by 위니 wini



아무렴 20대, 30대, 혹은 우리 모두 평생에 걸쳐 길을 헤매고 또 찾아가고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호기심과 두려움, 설렘이 고요히 기다리고 있다. 가끔은 헤맬 것이 뻔한데 이 길을 가야 할까, 괜한 에너지 소모가 아닐까 하며 선택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되돌아보면 그럼에도 가보는 것으로 선택했었다. 그래서 후회와 미련이 적은 편이라 생각된다.

지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인생에 있어서는 정해진 답 같은 지도는 없기에 오로지 나의 서투른 판단으로만 길을 찾아가야 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무작정 가본 그 길 끝에는 대게 좋은 기억들이 함께 했다. 물론, 좋지 않은 기억들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좋은 기억들이 훨씬 많았던 20대를 보냈다.

주로 직업적인 길에 헤매고, 또 여전히 헤매고 있지만 부푼 마음을 안고 있다. 가시밭길 같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결국 도착하면 마주할 행복이 더 클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길을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알게 모르게 자양분이 쌓일 것이고 피와 살이 될 것이다. 활자로 읽는 것과 시각적인 것을 보는 것 그 무엇보다도 직접 피부에 닿는 경험만이 제대로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러니 좀 헤매면 어떤가. 길을 잘 못 들었다 생각되면 다시 나오면 된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하며 버린 시간이 아깝다고 칭얼거릴 수도 있지만, 먼 미래를 놓고 봤을 때 내가 얻은 것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뭐가 됐든 언젠가 다 써먹을 때가 온다. 내가 지나오며 남긴 발자국이 나의 기록이 될 것이고 중요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만일 헤매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다.

그러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두려움에도 망설임은 짧게, 그 길을 도전해 나갔으면 좋겠다. 서서히 어른이 되어갈수록 겁이 이길 때가 찾아올 텐데 개의치 않고 쭉 직진하는 어른이 되었으면. 모든 길은 나의 서사가 되어 줄 테니 부디 여행처럼 즐기는 태도로, 감사한 태도로 살아갔으면.


평생 헤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 아닐까. 그만큼 내 땅이 되니 말이다. 헤매는 시간이 많을수록 그만큼 내 영토는 확장될 것이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