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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Oct 20. 2023

사돈도 깜짝 놀라게 한 나만의 손자 사랑 법


          (이 종용의 겨울아이 노래에 맞춰~~~)


  사람의 인연은 살아가는 방법만큼이나 다양하다.

무엇보다 가장 끈끈한 인연: 하나님, 조상님, 아니 삼신할머니가 허락해야만 가능한 인연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이다. 그래서 부모 자식 간은 천륜이라고 부른다.

거기에 손주와의 인연은 내 자식과 맺어진 또 다른 특별한 인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두 딸이 준 선물 : 다섯 손주들.

어제는 내가 만난 다섯 번째 손자의 첫돌이었다.

나는 우리 딸, 사위, 손주들과의 이벤트는 무심히 지나쳐 버리지 못한다.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특별하게 기념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울 큰 사위는 장모님을  “Queen of event”라고 부르는데 싫지 않다.

4년 전 퇴직하고 두 손자를 돌보면서 동화책도 읽어주고 많은 얘기를 나누니 손자들도

성장했지만 할머니인 내가 제일 많이 성장한 거 같다.

그때 손자들 생일이 되면 '이종용의 겨울아이'에 맞춰 노랫말을 개사해서 불러주기 시작했다.

그때 손자들은 자기 엄마 생일, 아빠 생일, 이모 생일, 사촌 여동생 생일, 온 가족들의 생일 축하노래에 개사하는 작업을 놀이처럼 참 열심히 했다. 

이것은 마치 창작 수업을 하는 듯 놀이로 가사를 만들었다.


  내가 이 노래를 택한 이유는 친정아버지 때문이었다.

지긋이 나이 든 노인이든, 천진난만한 아이든, 자기를 사랑해 주는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것에는 웃음이 그치지 않고 행복한 마음이 전달된다. 

 동짓달 열엿새 날이 생신이신 친정아버님께 눈이 소복이 내린 생일날 아버지 눈을 마주 보며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 하며 이 종영의 겨울아이

노래를 불러주곤 했었다. 그때 아버지는 팔순도 넘으셨는데 마치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띠시고 진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행복한 느낌으로 이 노래를 흥얼거리셨다.

이번 다섯 번째 손자는 내가 큰 딸 삼 남매를 돌보고 있어서 많이 만나지 못했다. 순식간에 성큼성큼 자라니 내가 생각한 노랫말은 거짓말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노랫말을 개사하려면 오랫동안 손자를 관찰하고 자주 만나서 커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느껴서 진정성 있는 노랫말을 부여해야만 한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나는 의식처럼 손 편지, 손 봉투, 손 그림을 그려주곤 했다.


* 유준 첫돌 노래(이종용의 겨울아이에 맞추어 )

10월에 태어난 아름다운 유준 이는

누나 노래 따라 부르는 집중력 짱! * 유준.

10월에 태어난 사랑스러운 유준 이는

빼꼼히 얼굴 내밀며 까꿍 놀이도 잘한다.



하지만 봄, 여름과 가을, 겨울

언제나 해바라기 웃음 발사해!

튼실한 장딴지로 걸음마도 완전 짱!

엄마 관찰 쟁이 황 유준은 붕붕카 운전대도 잘 돌린다.

첫 돌 축하합니다. x3번.  황유준의 첫돌을.

Happy birthday to 유준 x4번.


엄마 다이어트의 공헌자, * 유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 유정! 동생 잘 돌봐주고 사랑해 줘서 고마워!

유준이 엄마 아빠~~~ 우리 유준, 유정이 합심해서 잘 키워줘서 고맙고 고생했어!

싸랑해!!!!!♡♡♡♡♡


 어제 우리는 사돈 부부, 딸 시누이 내외가 같이 돌잔치에 동참해서 핸드폰으로 노랫말을

공유해 함께 불러줬다.

많이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온 가족이 첫 돌을 맞이한 손자에게 하나 된 마음으로 노래하니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지듯. 더 은혜롭고 손자에게 더 많은 축복이 내려지는 느낌이었다.

헤어질 때 바깥사돈이 “사돈, 오늘 시가 참 좋았어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많이 부끄러웠다.

난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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