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면서 일기 쓰기 과제가 시작되었다.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기록하는 일기는 ‘무엇을 했다’를 기록하기보다 아이들 각자의 개성 있는 글을 표현할 기회가 되길 바랬다. 여러 방법을 적용해 일기 쓰기를 하다 보니 두 아이들은 각자에게 맞는 표현법을 찾게 되었다. 두 아이의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글로 표현하는 방법도 확연히 달랐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의 일기 쓰기는 각자의 특징이 담겨있다.
첫째 아이는 똑같은 일상보다 남다른 일상을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책도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기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책 읽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일기를 쓰더라도 날씨 표현부터 개성 있게 적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기장에 프린트된 똑같은 날씨 그림에 동그라미로 체크 하기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오늘의 날씨에 떠오르는 단어와 느낌을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는 날씨 표현법은 일기 쓰기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날씨가 맑은 날 표현 비 오는 날 표현 더운 날 표현 한 문장으로 표현한 날씨 표현법은 그날의 날씨에 딱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만 같았다.
둘째 아이는 역사를 좋아하다 보니 역사 관련 책과 영화를 많이 접한 편이었다.
일기 주제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거나 영화를 관람한 이야기가 많았으며 삼행시 짓기도 자주 활용하였다.
삼행시 단어의 뜻을 포함하기 위해 골똘히 고민하며 기록하는 둘째 아이는 영화평론가가 되기도 하고 시인이 되기도 했다.
암벽등반 3행시(좌) 소풍을 다녀와서 지은 3행시(우) 놀이터 다녀와서 지은 3행시(좌)줄넘기하고 지은 3행시(우) <연평해전> 영화 보고 지은 4행시 3학년 사회 시간에 학습한 내용으로 지은 3행시 거실 책장 한 켠에는 아이들의 일기장이 꽂혀있다.
첫째 아이는 현재 17권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고 둘째 아이는 3권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이 기록한 20권의 일기장은 때론 에세이가 되기도 하고 때론 시집이 되기도 한다.
꾸준한 일기 쓰기를 통해 첫째 아이는 다양한 표현으로 기록하는 습관과 글쓰기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둘째 아이는 하나의 단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기 쓰기가 아닌 즐거움을 찾아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쓰기의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