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배부받은 독서기록장에 꾸준히 기록하는 두 아이의 변화에만 관심을 두던 어느 날,
나도 하얀 노트에 나만의 생각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내 손끝까지 닿게 되었다.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노트에 기록을 하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기저기 흩어진 노트들은
중요한 글귀의 흔적까지 사라지게 해서 아쉬움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처럼 제대로 된 독서기록장을 하나 준비해야겠다.’
마음먹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독서기록장을 검색해보니, 수많은 종류의 독서 노트를 보게 되어선택이 더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노트의 두께가 두꺼워야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고 너무 얇지 않은 종이였음 좋겠다는 생각으로 며칠 동안 검색한 끝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독서기록장을 주문했다.
나의 첫 독서기록장
막상 첫 장을 쓰려니 생각보다 쉽게 쓰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독서기록장을 쓰는 것을 볼 때는 쉬워 보였는데 역시, 내가 아이들 입장이 되어 보니 아이들이 고민하던 시간이 이해되었다.
‘우리 애들도 기록할 때 처음엔 막막했겠다.’
‘지금까지 너무 잘 해냈구나. 엄마보다 나은데.’
역지사지. 아이들 입장이 되어보니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그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들었던 그해. 첫 책은 <김미경의 리부트>를 읽었다.책에 밑줄 그으며 읽다 보니, 필사해야 하는 문장은 수십 개가 넘었다.
‘이걸 어떻게 다 쓰지?’
다 쓰다간 문장 수집가 주인 때문에 애꿎은 손가락만 아파할 것 같았다. 내 마음보다 내 손가락이 다음 독서기록을 포기해버리면 어쩌나 싶었다.어떤 문장을 선택해서 필사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독서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제야 하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문장만 선택해서 적어보는 것이었다.
문장 필사 독서기록장
읽은 내용을 기록하다 아이들이 그림으로 표현하는 독후활동을 하는 날엔나도 아이가 쓰던 색연필을 꺼내 그림을 그리고 색칠도 하며 생기 가득한 독서기록을 하였다.
표지를 그리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장면을 그리며 나만의 독서기록을 만들어 가는 재미 덕분에 잡념을 잊은 채 그 시간만큼은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림으로 표현한 독서기록장
필사만 하던 중, 내 생각도 함께 기록하면 내 것으로 체화될 것 같아 생각을 기록하니 독서록은 나의 고민을 기록하는 일기장이 되기도 했다. 평소 내 머릿속에서 머물던 고민거리들을 활자를 통해 기록되니 해결할 방법들을 자연스레 찾게 되었다.
생각 기록 독서기록장
아이들이 마인드맵을 작성하는 날엔, 한 권의 책에서 나만의 키워드를 선택해 마인드맵을 작성하며 책 속의 핵심을 기억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키워드를 선택하기 위해선 책 모서리 접기 한 부분에 키워드를 적기도 하고 메모지에 키워드를 적으며 독서를 하면 훨씬 도움이 되었다.
마인드맵 독서기록장
아이들 독서기록 활동 중 퀴즈 만들기 활동에서 힌트를 얻어 한 챕터에서 질문 하나를 만들어 문답법 형식의 독서기록을 하기도 했다. 내가 만든 질문에 답을 작성하기 위해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현재의 나를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문답법 형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답법 형식의 독서기록장
최근엔 책의 스토리를 기억하기 위해 한 챕터씩 읽고 기록하는 중이다.한 챕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기록하고 내가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실천하는 실천 독서 중심의 독서를 하고 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독후활동 중 하나이다.
실천 독서 독서기록장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 노트를 기록하다 보니, 나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게 되고 즐거움을 잊지 않기 위해 아이들이 다이어리 꾸미기 하듯 독서 노트 꾸미기로 매일 독서 노트를 기록하는 일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처음엔 막연하더라도 한 줄 필사를 시작으로 기록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독서기록 방법을 찾게 된다.
지금 당장 마음에 드는 노트 한 권을 구매해 나만의독서기록을 통해 책 속으로 스며들어보자.
독서 노트에 꾹꾹 눌러서 쓴 문장들이 제 마음속에 새겨져 삶의 방향을 조금씩 틀었습니다. - <메모 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