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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엄마 Jul 20. 2022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실험을 통해 도전을 배우다.

호기심 많은 첫째 아이는 어릴 때부터 과학 영역 책을 자주 꺼내 읽었다.

읽기만 하던 과학책을 여름 방학을 맞이해 실험까지 해보는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8주간 진행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실험이라는 말만 들어도 신나 했고 실험하는 목요일을 가장 기다렸다.


책은 아이들이 선정해주면 필요한 준비물을 함께 준비하고 목요일 저녁 8시 거실에 모여 책을 읽으며 실험을 했다.

먼저 과학 책부터 읽을게.”

“누가 먼저 읽으면 좋을까?”

가장 공평한 순서 정하기인  가위바위보 순서를 정해 책을 읽어본다.


실험을 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관문인 집중 해서 잘 듣는 건 아이들이 가장 자신 있어하는 시간이었다.

잘 듣고 어떻게 실험을 할 것인지 방법도 살펴보면 이제 본격적인 실험시간이 다가온다.


<달걀 속의 비밀>
책을 읽고 달걀 탐색부터 시작해본다.


데굴데굴 어디로 굴러가는지, 어떤 모양인지, 만지면 어떤 느낌인지 매번 계란 프라이한다고 계란 톡! 깨트리는 모습만 보다 날달걀을 굴리니 아이들은 가느다란 손가락 하나로 달걀을 조심히 굴려본다.

혹여나 깨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손가락 끝으로 밀어보니 계란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천천히 굴러간다.


이번 실험의 하이라이트는 달걀흰자와 노른자 위치를 바꾸는 실험이다.


유튜브로 예습은 했지만 얼마나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

아직 경험이 없어 영상만 믿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가족 행사 때만 신는 내 스타킹을 옷장 서랍에서 꺼내 아이들에게 하나씩 주고 계란을 가운데에 넣어 양쪽 끝을 묶어 계란이 빠져나오지 않게 준비한다. 안전 벨트라도 착용한 계란은 제자리에 잘 자리 잡았다.  이제 돌려본다.

돌리고 돌리고~

트로트도 부르며 색깔이 섞이길 주문처럼 불러본다.


어느 정도 돌렸다고 생각이 들 때쯤 스타킹 한쪽 매듭을 풀고 조심스레 계란을 꺼낸다.

“제발 바뀌어라~ ”

아이들의 주문을 계란에게 전하고 달걀을 삶아 떨리는 마음으로 계란 껍데기를 톡! 깨 본다.

“이럴 수가! 노른자가 흰자에 조금 섞였네~”


“얼마나 돌려야 하지?”

“우리 계란 먼저 먹고 다시 돌려봐요.”


유튜브 영상을 다시 보고 문제점을 찾아본다.


속도와 방향, 시간을 다시 설정해본다.

다시 도전하기 위해 냉장고에서 계란 두 개를 더 조심스레 다.

돌리고 돌리고~

다시 꺼내 계란을 삶고  떨리는 마음으로 계란 껍데기를 

까서 보니 첫 번째 실험과 변함이 없다.

“혜지야, 지운아 팔 아프지 않아?”

괜찮아요. 엄마 계란 다시 주세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된 실험은 더 긴장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마음속으로 말했다.

‘제발 바뀌어라. 바뀌어라.’

시간을 더 늘리고 더 빠른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돌려본다.

그렇게 같은 방향으로 계란을 돌려본 후,

시험지 제출하듯 달걀을 스타킹에서 조심스레 꺼내본다.

“이젠 바뀌겠지?”

“우리 삶아서 확인해보자.”


12분이 120분처럼 길게 느껴진 순간이다.

물이 끓을수록 아이들 마음도 내 마음도 함께 끓기 시작한다.

냄비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마다 달걀 색깔이 꼭 바뀌길 바라며

냄비만 애타게 바라보았다.

냄비에서 꺼낸 달걀은 마법사가 마법을 부린 것처럼

흰 연기를 뿜으며 아이들을 떨리게 만들었다.

“내가 껍데기 까 볼게.”

뜨거운 줄도 모르고 껍데기를 까는 아이는 톡! 깨뜨리며 조심스레 껍데기를 제거해나간다.

“색깔이 좀 바뀐 것 같은데?

퍼즐판에 퍼즐 조각을 하나씩 떼어내 밑그림이 드러나듯 점점 달걀은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우린 그제야 웃으며 달걀 껍데기를 까기 바빴다.


“연한 노랑이지만 색깔이 바뀌었다.”

“그럼 칼로 잘라서 안에는 무슨 색인지 볼까?”

쓰윽쓰윽 앞뒤로 움직이는 칼날이 아래로 내려올수록 우린 눈동자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달걀을 반으로 자르고 보니 더 놀라운 건 흰자는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흰자와 노른자가 잘 섞여 연노랑의 계란이 되어있었다.

“우리가 새로운 달걀을 만들었어."


"이건 유튜브에도 책에도 안 나오는 거야.”

“우리 그럼 새로운 실험을 한 거네.”

“그것 봐요. 엄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두 시간이 걸려 진행된 실험은 새로운 실험을 만든 두 아이의 도전정신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우린 세상에 하나뿐인 연노랑색의 달걀을 맛보게 되었다.


아이들은 실험을 실패할수록 왜 실패했는지 유튜브 영상을 보며 고민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기에 완벽함이 아닌 새로운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호기심은 호기심을 만들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들의 도전과 부모님의 기다림이란 걸 아주 작은 달걀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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