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동굴 속으로

빛을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다면 느려도 좋아!!

by 은소

느닷없이 다시 몽이에게 찾아온 불면증..

스트레스 원인이 무언지 들여다보고 천천히 하나씩 해결하자고 위로하고 격려해 봅니다.


몽이를 만나 응원의 조공 데이트를 해보려고 시골학교에 찾아갑니다. 학년장 선생님도 잠시 만나려고 미리 상담 신청을 하고 하교시간에 맞춰 서울에서 출발하여 시골학교까지 먼 길을 또 달려갔습니다. 거짓말 살짝 보태서 백번은 다녀본 길입니다.


작년 캐나다 연수 1차, 2차 구성원을 나눌 때 제발 꼭 피하고 싶다던 1명이 포함된 상태로 걱정을 가득 안고 떠났지만, 연수 기간 동안 걱정했던 그 친구와 절친이 되어 돌아왔기에.. 이번에도 소통이 어려워 제발 피하고 싶다던 1명의 친구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작년 캐나다 연수 중에 절반 이상을 불면증에 시달려서 호스트 맘으로부터 특별 케어를 받았던 몽이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기숙사 룸메이트가 두 번 바뀌는 동안 별문제 없이 잠을 잘 자더니 다시 불면증이

찾아온 이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엄마 눈에는 보이는 스트레스 원인이 될 만한 문제 상황들이 몽이에게는 안 보이는 회피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숙사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몽이의 불면증 원인에 대한 소견을 들어보니 납득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고등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 학습의 분량과 난이도가 상승한 부분에 대한 부담감, 몇몇 친구들이 학교를 잠시 떠나 가정에서 휴식기를 갖거나 자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몽이도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관계지향적인 몽이에게 그보다 더 강력한 스트레스가 깊이 자리 잡게 된 사건이 있습니다.


몽이가 다니는 시골학교는 중등 3학년이 되면 자유주제를 정하고 약 2개월 동안 자료 조사와 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팀프로젝트 학술제를 합니다.

엉뚱한 상상력이 존중받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는 꽤나 멋진 프로젝트입니다.


학술제 시작을 앞두고 팀을 구성하는 것부터 난관을 만났습니다.

좋아하는 친구 1명과 대화가 어렵다고 말하던 1명이 함께 팀을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죠.


몽이는 대화를 거부하는 그 아이에게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싫은 건지 말해주면 고치겠노라,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노라 설득을 해보려고 애썼지만 무시하고 외면하는 행동에 크게 실망하고 낙심한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몽이가 그 아이에게 무언가 실수를 했거나 의도치 않게 피해를 준 일이 있었을 거라 예상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몽이를 싫어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예민한 성향의 사춘기 소년에게 개선되지 않는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벅찬 시간들이 학교와 기숙사에서 계속 이어지고 매일 대면하고 인내하며 연구 관련 대화와 소통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일들..

스트레스가 매일 더 옥죄어오는 부담감으로 잠들기가 힘들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럼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팀을 유지하며 관계 개선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느냐, 빨리 대안을 찾아 다른 팀으로 이동하여 프로젝트에 집중하느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엄마도 덩달아 잠을 못 자고 2-3시간 겨우 자고 출근하던 며칠을 견디다 못해 선배 어머니에게 자문을 구해봅니다.


학년장 선생님께 팀 구성에 대한 제한을 유연하게 변경해 주시도록 요청하고 몽이에게도 팀을 유지하는 것보다 다른 방향성을 열어주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초기 구성 팀의 변경이 허용되는 기간이 남았기에 충분히 반영이 가능하리라 생각되어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몽이야! 엄마는 너를 믿고 너를 응원하고 너를 지켜줄 의무가 있는 너의 보호자라는 걸 잊지 마!!

잠시 휴식기를 갖고 싶다는 몽이를 학교에서 꺼내주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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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