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플리마켓

자녀를 잃은 부모가 할 수 있는 나눔 중에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by 은소

몽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매년 가을에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교사, 교직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플리마켓 행사가 있습니다.

넓고 아름다운 학교의 정원에서 가꿔진 꽃들과 핑크뮬리를 감상하며..

학교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디저트, 다양한 행사부스에서 판매하는 음식들, 재능기부를 통해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 판매하는 물품들, 도서 의류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서 판매하는 부스까지..


어찌 보면 1년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모이는 날이 바로 플리마켓 행사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학생과 재학생 학부모는 물론 졸업생과 졸업생 학부모들도 모이는 자리니까요.


몽이와 중3 아이들은 각자 동아리나 선후배들을 도와서 다양한 부스에서 자리를 잡고 판매 준비하는 모습이 분주합니다.

더디고 어설프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 요리를 일부러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구매하는 모습들이 훈훈한 시간입니다.

판매 수익은 전액 장학회에 기부되는 것이 플리마켓의 행사 취지입니다.


플리마켓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 재학생이 불의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받은 사망 보험금 전액을 부모님께서 학교 장학회에 기부하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기부금을 기반으로 정기, 단기 후원금과 플리마켓 행사 수익금이 기부되어 장학회가 이어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사고를 당한 학생과 같은 학년 친구들이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름이 후배들에게도 계속 잊히지 않고 기억될 수 있도록 친구의 이름을 붙인 플리마켓을 열어서 매년 학교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만약 자녀가 학교 행사에 참여했다가 사고를 당하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학교에 책임을 물어 배상을 받으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부모님께서는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어 했을, 세상을 떠난 자녀를 대신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포기하려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여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부를 선택하신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나눔이 또 있을까요..

너무나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분들이 몽이의 선배 부모님이시라는 것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몽이와 함께 3년째 맞이하는 플리마켓 행사가 더 가치 있게 여겨지고 더 많은 부스에 참여하여 응원과 후원과 물품 구입을 열심히, 열심히 하였습니다.

몽이도 이제는 제법 선배미를 뽐내며 담당 부스가 아닌 곳에 찾아가서 도와주며 이곳저곳 학교를 누비는 모습이 대견하네요.


몽이가 중등 졸업 후에 일반 고등학교를 갈지, 지금 학교에서 고등 진학을 이어갈지 고민이 많은 시기에 학교 행사를 참여하게 되어서 심란한 마음이 있었지만, 코치 선생님도 잠시 만나고 여러 학부모님들과 잠시 대화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행사 이후 외박을 허가받아 몽이와 함께 가까운 호텔에서 하루 쉬고 또 몽이는 학교에서 엄마는 다시 서울에서 일상을 보내야겠지요.

몽이야,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보자!!

다음 외박 때 먹고 싶은 거 미리 생각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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