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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너에게

by 온 아무


流產(유산)

아무



아이야,

엄마는 강이 될게.

너는 종이배가 되어

가고 싶은 곳으로 둥둥 떠서 가렴.



나는 오늘도

강의 길목에서 물결을 고르며

너라는 종이배를 다시 기다린다.

네가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강물의 깊이를 더한다.



샘일 때도 좋았지만

강이 되어가는 것이 기쁘다.

저 푸른 숲에서는

빛나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거든.



아이야,

언젠가 우리가 만나

함께 바다를 향하는 날,

그때는 정답게 헤어질게.

네가 항해하는 뒷모습을

일렁이며 응원할게.



그러니

이러한 삶도 괜찮다면

우리, 언젠가 만나자.


- 다시 너를 기다리며-



안녕하세요. 난임 에세이 작가 아무입니다.


올여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고 연재를 시작한 건

브런치북 공모전을 준비하며 힘든 시간을 잊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거듭된 시험관 패로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브런치에서 만난 따뜻한 작가님, 독자님들과 소통 속에

공모를 위한 글에서

감사하게도 독자님들께 건네는 위로가 되기도 했고, 저에게도 위로의 글이 되어갔습니다.


특히 16화〈난임병원에 모자 쓴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이틀 만에 3만 명 가까운 분들이 읽어주시고,

과분한 하트와 따뜻한 댓글로 위로를 나눠 주셨습니다.

독자님도 두 배가 되었고요.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작은 저의 글방에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혼, 딩크였고, 지금은 난임입니다〉브런치북을 만들면

한 달 정도 난임 관련 에피소드들은 잠시 제 서랍 속에 모아두려 합니다.

음. 에세이의 끝은 아니고, 처음부터 17화까지의 내용을 기획 후 한 텀 멈추고

두 번째 브런치 북을 다시 기획할 예정이었습니다.

(브런치북은 20개 꼭지까지만 글 첨부가 가능해서요.. 런치북에 응모해보려고 합니다^^)

이러다 또 독자님들의 사랑과 위로가 그리워 금세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나가는데 정말 큰 위로가 되었거든요.

이 긴 터널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건 이 길을 걷는 동안

제가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다리실 동안에는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남편과의 일상 또는 근무 도중 아이들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로

동일하게 매주 목요일 찾아뵐 예정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글 준비해서 매주 목요일 문 열어두겠습니다.

걷다 비 오면 잠시,

걷다 추워도 잠시,

몸 녹이고 가실 수 있는 그런 작은 글방이 되면 좋겠습니다.

잠시 주제가 달라져도.. 제 글방에 찾아와 주실 거죠?



벌써 가을의 끝자락이네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
올 한 해가 가기 전, 바라시는 것들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에게도 올해가 가기 전, 작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아무 드림, 2025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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