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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진 Oct 17. 2023

MZ 아니고요 아날로그인입니다

대중문화? 그게 뭔가요?




저는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앨범을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다양한 음악 재생 앱을 통해 어디서든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앨범 CD가 주는 매력이 있어요. 아이돌 앨범 CD는 다양한 포토카드와 앨범도 들어있어 두툼하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컬렉션이 되곤 하죠.



다만 제가 좋아하는 앨범 CD는 예전에 그 클래식하고 투명한 CD 케이스에 든 앨범입니다. 담백하게 커버 안에 든 가사지 종이, 그리고 아티스트의 사진 한 장 정도 들어있는 그런 앨범이요.



예전에는 컴퓨터 본체에 CD 플레이어가 들어있는 건 기본이었는데, 요즘 새로 나오는 제품들에는 플레이어 기능이 없더군요. 덕분에 좋아하는 앨범을 가지고 있어도 듣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집에 2~3만원 주고 사 두었던 CD 및 카세트 플레이어는 저가형인 만큼 음질이 좋지 못하고, 유일하게 사용처가 되어주는 엄마의 자동차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는 내 취향이 아니다' 라는 평가를 얻고 빛을 보지 못한 채 제 방 안에 곧이곧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듣지도 못하는 앨범 CD를 왜 사냐. 아티스트의 팬이라서도 있지만 그냥 그 순간 그대로 소장하고 싶은 앨범들이 있잖아요. 타이틀 말고도 수록곡 하나하나가 다 좋아서 신중히 고르고 고른 앨범들이요. 더 이상 절판되어 구하지 못하는 앨범들은 중고 매장을 뒤져서라도 샀어요. 그나마 구하지 못한 앨범들도 있고요.



월에 몇 천원만 내면 수백 곡의 노래를 몇 번이고 들을 수 있는데, 프리미엄 가가 붙은 중고 앨범도 눈독들이며 침을 삼키는 건 제 '아날로그 욕심'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포켓몬GO가 다시 유행인가 봐요. 막내 동생도 한답니다! (Unsplash, Mika Baumeister)






작금의 대중 문화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차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층은 많은 것에 쉽게 질리고 또 쉽게 관심을 가집니다. 숏츠, 릴스, AI를 활용한 가상현실 기술 등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간 것처럼 현재는 4차 산업혁명, 증강현실의 시대가 되었죠.



그러나 저는 아직 그 경계에서 헤매며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는 이렇게나 빠른데, 한 명의 개인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거든요. 비단 저만이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 할 일도 많고 바쁜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유튜브 숏츠니, 릴스니 하는 것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거니와 요즘 성인들보다 아이들이 잘 한다는 영상편집 기술 같은 것도 왕초보 수준에 해당합니다. 그때 그시절에는 한컴타자랑 한글 배우는 게 유행이자 실력이었는데…… 제 동생은 학교 정규 수업에서 코딩을 배우더군요.



사회가 정말, 말도 못하게 빨리 성장하고 급변하고 있어요. 어르신들만 키오스크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해 허둥대는 게 아닙니다. 젊은 층도 그래요. 저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에 들어가면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게 그렇게 까다롭다니까요!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주로 나누는 '드라마, 영화' 같은 장르도 1년 정도 늦게 유행을 따라갑니다. 한창 <더글로리>가 유행하던 시절 전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았거든요. 뒤늦게 지금에서야 보고 "와! 재밌다!"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운동을 다녀왔더니 두 분이서 <종이의 집> 드라마를 감상하고 계시더군요.



유행에 둔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심이 아주 없는 건 아니랍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2> 같이 관심 분야의 콘텐츠는 또 즐겨보고 있거든요.



기존 세대의 복고와 신세대의 강렬하고 짧은 유행이 혼재하는 시대, 이 두 가지 문화 유행을 양립하면서 향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 대중문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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