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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Aug 04. 2021

호주, 플라잉 닥터(Flying Dr.)를 아시나요?

날아 다니는의사, 존플린 (John Flynn)

이야기는 1910년 즈음에 시작된다. 호주 중앙 사막 지대를 돌아다니며 의료 선교를 하던 존 플린 장로교 목사는 오지에서 소외되고 병들은 광부나 도로 건설자 등을 돌보고 요양원이나 병원을 건설하며 평생을 헌신한 위인이다. 낙타를 타고 이곳저곳을 장기간 돌아다니며 환자를 돌보던 그는 국토가 넓어 의료시설을 곳곳에 갖추기 어렵고 응급 환자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 때 제공할 수 없음을 절감하면서 비행기를 환자 운송 수단 및 응급치료 장소로 써야겠다는 생각에 이른다.

존 플린 목사는 낙타를 타고 다니며 오지의 소외된 환자를 치료했다.
환자의 대부분은 광부나 도로 건설자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여러 주변인들이 그의 생각에 동의했고 후원자들의 기도와 성원으로 마침내 1928년 이들은 첫 앰뷸런스 비행을 나서게 된다. 덜덜 대는 경비행기에 페달을 밟는 무선 송수신기를 탑재하고 내비게이터도 없어 강이나 담장 전화선을 따라 간신히 환자의 집을 찾는 수준이었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겐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이렇게 시작된 서비스는 날로 확대와 발전을 거듭했고 현재는 응급 의료 시스템이 완비된 48대의 비행기에 146명의 비행사가 있으며 24만 명에 달하는 환자가 연간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호주 대륙 한 중심에 있는 노던 테리토리를 여행하면서 앨리스 스프링에 있는 '플라잉 닥터' 박물관을 들러 이 이야기를 감명 깊게 듣고 전시된 비행기도 직접 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서비스가 있나 보다 했다.

박물관 내부의 비행기를 실제로 타봤다. 비행장비 통신장비 의료도구 등이 가득했다.

여행을 마치고 얼마가 지난 뒤 지인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으며 플라잉 닥터를 다시 떠올렸다. 일 때문에 남 태평양의 어느 섬나라에서 장기간 거주하고 있었는데 지병이 도져 상태가 매우 위독해졌 단다. 현지의 병원들은 상태가 열악했는데 결국 플라잉 닥터의 도움으로 호주 퀸즐랜드 주의 병원으로 후송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는 것이었다. 이 서비스가 내 주변의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구나..실감했고 또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플라잉 닥터의 도움을 받고 생명을 건진 사람들은 존 플린 목사를 마음으로 존경했고 호주인들도 이런 훌륭한 의사를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매일 쓰는 20달러짜리 지폐에 그의 얼굴과 업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도 이국종 의사의 노력으로 에어 앰뷸런스 서비스를 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응급 의료 체계가 자리를 잘 잡아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더 많은 후원자와 지속적인 관심이 몰렸으면 한다. 돈벌이 안되는 소외된 환자를 가슴으로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가 더 많이 나타나기를 소망한다.(2011/10/13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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