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축을 갖춘 목차 만들기
사람 몸은 아무렇게나 생겨나지 않는다. 우리가 인체의 생김에 익숙하다 보니 무심해지기 쉽지만, 엄연히 일정한 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일단 머리쪽-꼬리쪽이 있다. (사람은 꼬리가 없다. 다만 해부학적으로 머리와 반대쪽을 꼬리쪽-caudal-이라고 부른다.) 이 축이 제대로 잡혀야 순서대로 머리-체간-꼬리가 정렬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배쪽-등쪽을 맞춰서 신체를 형성해야 한다. 가슴이 등짝에 달려도 안 될 일이다. 마지막으로 오른쪽-왼쪽도 구별해야 한다. 심장은 약간 왼쪽에 있어야 하고, 간은 오른쪽에 있어야 한다. 이런 인체의 방향성과 중심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수정이 된 이후부터 세포들은 나름의 정렬을 위해 자기 자리를 찾아서 분주히 움직인다. 중요한 비법은 유전자이다. 이를테면 hox 유전자는 머리, 목, 가슴, 허리, 골반 그리고 다리라는 순서대로 올바른 구조물이 형성되도록 지정한다. 그래서 hox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해야 신체가 제대로 정렬을 갖출 수 있다. 태아의 축이 배열되는 시기는 임신의 지극히 초기 시점부터이다. 당연한 일이다! 세포만 마구 늘인 다음에 다시 구조를 정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의 형상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어야 하기에 축을 먼저 잡고, 거기에 살을 붙인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