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산의 침묵
영도의 고요한 새벽녘,
무거운 마음 이끌고
바람결에 눈물 흘리며
홀로 오르던 봉래산 새벽길.
굽이마다 박힌 돌멩이,
틈마다 자란 이름 모를 잡초,
외로이 숨어 우는
내 그림자를 닮았네.
뻥 뚫린 하늘
구름만이 흘러가네.
스쳐간 사랑, 잃어버린 젊음,
그 산등성이에 묻고 왔네.
눈 덮인 말없는 그 산 언저리,
묻혀버린 지난 세월
한숨 소리 메아리 되어
추억만이 남아 있네.
나이 들고 나서야 보이더라,
이별과 미련만 품은 줄 알았던
영도 할매 바위에도
조용한 만남과 작은 희망이 있었음을.
그땐 보지 못했다.
감당할 수 없어서, 마음 깊이 숨겨두었었다.
내 마음을 품어준 봉래산 저녁길,
노을과 함께 올라가는 길.
한숨 곁에
행복을 나누고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