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에세이스트 도전(1)

Part 2. 글 쓰는 즐거움

by 여네니

글쓰기를 지속하면서 월간 채널예스 YES24 나도에세이스트 글쓰기 공모전에 총 4차례 응시해 보았다. 특별히 상을 타진 못했지만, 난생처음 도전해 본 글쓰기 공모전이었기에 내겐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주제들이라 제출했던 내용을 남겨본다.


주제 1. 여름_그때 그 여름, 수영인 뚤뚜루의 기억

차갑고 시원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어도 좋고, 아이스 카페라떼의 얼음까지도 남김없이 먹을 수 있는 계절. 그 무엇보다도 낮이 길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활동을 좋아하는 나에겐 더 없이 생산적인 계절. 30대의 내게 책이 있다면 20대의 내겐 수영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참 비슷한 행태로 취미생활을 유지해 온 듯하다. 그 찬란했던 나의 수영 인생을 되돌아보려 한다.

어린 시절 운동을 크게 좋아했던 건 아니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여름방학이면 한해도 빼먹지 않고 수영을 배웠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수영의 재미는 서서히 잊혔지만, 처음으로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취미를 가지고 싶은 마음에 다시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배운 수영은 어릴 적 몸으로 배운 운동이라 그런지 꽤 빨리 습득했고 내게는 여전히 재미있는 운동이었다. 그렇게 수영 강습을 하면서 같은 수모를 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저 모자는 뭐예요?”라는 호기심 하나로 수영 동호회에 들었다.

30~40대 아주머니, 아저씨로 구성된 수영 동호회에서 나는 반짝이는 20대였다. 20살도 더 많은 엄마뻘 되는 아주머니도 언니였고, 아빠뻘 되는 아저씨도 오빠였다. 그렇게 나의 수영 인생이 다시 시작되었다. 바다 수영을 즐기는 뚤뚜루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매일같이 새벽 수영을 마치고 출근했고, 주말에도 어김없이 새벽 수영을 했다. 국밥 한 그릇, 막걸리 한잔 걸치고 귀가하는 운동 좀 하는 아저씨의 삶이 내 20대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책을 읽고 온라인 활동을 하는 지금의 내 모습과 동호회 활동을 하며 수영인으로 살았던 그때의 내 모습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눈치채고 살짝 웃음이 나왔다. 난 그냥 이런저런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구나.

내가 수영을 했다고 하면 모두 그냥 수영 좀 한 거구나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는 정말 수영에 진심이었다. 실내수영을 하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수영대회를 나갔고, 25M 트랙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좁다 생각되어 강 수영, 바다 수영을 했다.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수영 좀 하는 아저씨 중에도 삶이 여유로운 사람이 많았다. 중소기업 사장님, 빵 가게 사장님, 생수 가게 사장님, 동물병원 수의사 등 내 생활의 동선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조금 더 넓은 세계에서 많은 사람과 어울리며 운동 할 수 있었다.

바다 수영의 시작은 이러했다. 수영 동호회 아저씨들이 바다 수영을 한다기에 멋도 모르고 따라가 본 것이다. 바다에 들어갈 때는 고무 옷을 입고 들어가는데 사회 초년생인 내가 운용할 수 있는 돈은 크지 않았기에 부담을 가지고 망설이는 나에게 생수 가게 사장님은 50만 원을 흔쾌히 빌려주셨다. 그렇게 나는 고급 슈트를 입고 그길로 바다 수영에 합류하게 되었다. 수영할 때 내 닉네임은 뚤뚜루였다. 뚜루야 여기 가자 저기 가자, 졸졸 따라다니며 열심히 운동하는 20대의 내 모습이 그들의 눈에 얼마나 귀여웠을까. 많은 아주머니, 아저씨에게 사랑받았고 큰물에서 운동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번 꽂히고 빠지면 수직으로 급상승하는 나의 열정 덕분에 평일 새벽 수영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새벽 5시에 해운대 바다로 출동하는 진정한 수영인의 삶을 살았다.


부·울·경 연합 바다 수영 클럽, 태화강 수영대회, 김해시 수영대회 등 다양한 수영 활동에 참여하면서 체력과 경험을 키웠고 그 노력으로 광안리-해운대 횡단 바다수영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파도치는 바다의 물살을 가로지르는 느낌과 차가우면서도 고요했던 바닷속 세계를 온몸으로 마주해 보는 일은 신비로울 만큼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러했기에 바닷길(아랏길)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보았던 그때의 설렘과 벅찬 감동이 지금도 느껴지는 듯하다.


수영에 흠뻑 빠졌던 20대 반짝이던 뚤뚜루의 기억. 그 기억이 내 젊은 날의 여름과 오버랩 된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영인 뚤뚜루, 내 기억 속 행복했던 그때 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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