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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교육가 안용세 Jul 04. 2022

하루 인생 10

몸이 아프다


지난주부터 몸이 안 좋다. 며칠 사이 기온이 변하던 시기에 방심을 했던 모양인지 몸이 차갑고 마음은 허물을 벗겨낸 것처럼 가련하게 느껴진다. 기다렸다는 듯이. 타국에서의 아픔을 맛보라며 더디게 나아간다. 잡아두었던 일정도 궁금했던 캐나다의 공휴일도 주말도 헌납한 채 홀로 요양하고 있으니, 타국에서 챙겨주는 이 하나 없다는 게 새삼스레 겁이 난다. 그래, 혼자구나 싶은 생각에 밤마다 꿈속에선 달콤한 온정이 더욱더 넘실댄다. 돌아가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유혹의 손길이 마음을 지배하려 든다. 나름 독립적인 객채로 홀로서기를 잘해나가고 있구나 싶었는데 몸이 아프니 마음도 쉽게 망가진다. 


병에는 장사가 없다더니 참, 나약한 존재구나 나라는 사람.   


마음이 약해졌음을 꿈속으로 자꾸만 기우는 마음 편에 알아차린다. 달콤하고 따뜻한 꿈속에서 의식을 깨어내 보니 차가운 현실이구나. 일깨우고 나면, 마지막 종착지인 감은 눈, 뜨고 싶지 않아 조금만, 조금만 더를 되뇌어본다. 몸이 아프니 사람이 고프다. 무슨 연결고리 이길래, 이토록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갈망하는가. 간절한 마음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내어 보상해주고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타국에서의 삶이다. 몸이 아프니 사람이 참 귀하구나 싶은 마음이 스며든다. 메마른 틈새로 빗물이 스며들듯 오늘 밤 꿈속에서 다시, 그리운 사람과 온종일 방랑코자 조금은 이른 밤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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