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스타벅스에는 불행의 씨앗이 자란다.
<13>스타벅스에는 불행의 씨앗이 자란다.
스타벅스에는 불행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내 친구 비범한 바보 동의 새 아이폰이 사라지는 불행,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시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이냐고 물어오는 스페인 소녀들과 덕질 이야기를 하고,
엉큼한 얘길 하며 서로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새로 만난 친절한 스페인 사람들과 그렇게 웃고 떠들다가 스페인 광장에 다시 갔다.
어제 본 강렬한 플라멩코 춤을 다시 보고 싶고, 타일들을 찬찬히 보고 싶었다.
그런데 가는 도중 동은
태평한 소리를 내뱉었고, 여행 내내 “오잉! 나 잃어버렸다! 어쩌냐!” ,
“오잉 여기 있네~” 이런 일의 연속이었기에 나는 신경도 안 쓰고 “잘 찾아봐~”하고 넘겨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스페인 광장에서 야경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놀다가 이자벨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왔는데도 핸드폰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의심 회로를 왜앵왜앵 돌려버린 우리는
아까 그 스페인의 따뜻한 소녀들을 잠깐 동안 의심했다.
그렇게 의심하고, 부정하고, 의심하고, 부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동이의 비범한 머리가 기억해 냈다!
아까 다 먹은 음료를 버리면서 핸드폰까지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는 것을!
신새벽 우리는 40분을 걸어 스타벅스에 다시 갔다. 마감하고 난 쓰레기 더미를 헤집고 찾고 또 찾았다.
행복 회로를 최대한 돌린 우리는
이런 말도 안 되게 긍정적인 말을 하며 돌아갔다.
동은 여행하는 동안 내 핸드폰만으로 숙소 예약하고, 길을 찾고, 검색해야 하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고,
새벽에 왕복 한 시간 이십분을 걸어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에 미안해 죽으려 했다.
나는 동을 안심시켜주고 싶고, 우울한 동이 힘들어 보여 가는 내내 춤을 춰줬다.
난 괜찮아~난 괜찮아~ 열심히 춤추며 걸으니까 동이도 활짝 웃게 되었고, 불안함을 덜어내고 집에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우리는 스페인에 온 이후로 제일 일찍 일어나 스타벅스로 갔다.
어젯밤 나는 어느 집시에게 강매당해 산 행운의 로즈메리를 동의 손에 쥐여줬는데 효과는 없었다.
스타벅스에 동의 핸드폰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