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미남과 음악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21> “미남과 음악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무르시아에서 또 한참에 한참을 달려 도착한 바르셀로나 공항,
으른들의 파라다이스 이비자에 갈 생각에 들뜬 우리를 시험하려 하는지 비행기는 계속 연착이 되었다.
기다림의 연속인 여행. 공항에서 갑자기 내 무릎에 앉은 귀여운 여자아기랑 놀고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 비행기를 탔고,
우린 한밤중에 이비자 공항에 내렸다.
우리 비행기에서 전 세계적 미남 기근 현상에 대해 토의했는데
이런 세상에 전 세계 미남들 이비자에 다 모였다.
한국에서 우리 손발이 되어준 고마운 친구들의 도움으로 우리 룸 셰어하기로 했던 분들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고,
그분들에게 듣길 우리 친구들 다섯 명에게 연락을 받으셨다고 한다.
고마운 친구들 ‘유랑 카페’에서 우리가 말하는 분들을 찾아서 연락을 드리고 사정을 설명하고,
설득시켜 준 고마운 친구들이 다섯이나 된다니 우리 그래도 썩 잘못 살진 않았나 보다.
아이디가 없는 친구들은 남자친구의 아이디, 친언니의 아이디를 빌려 연락을 했다고 한다.
룸 셰어하신 분들께 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가슴이 찡해졌다.
그리고 남은 여비는 있는지 물어보는 친구들,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바로 입금을 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배곯지 않고 손가락 발가락 열 개씩 달고 돌아올 수 있었다.
동과 나는 술을 마시고 ‘데이비드 게타’의 공연이 있는 파차로 갔다.
새벽 취기가 오른 우리는 우리 같은 사람들만 모아놓은 디스코버스에서 넘치는 흥을 관리할 수 없었다.
게타라니 음원차트나 유튜브에서나 보던 게타의 공연!
나는 인턴하던 브랜드 대표님, ‘혜미 언니’가 선물해 준 “MY RED DRESS”를 입고 갔다.
그런데 우리 큰일이 났다. 이미 마음과, 골반에 불은 붙었는데 체크카드에 잔액이 없어서인지 입장료 85유로,
둘이 합쳐 170유로 결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큰 충격을 받은 우리는 혹시 잘못된 게 아닐까 근처 ATM기에서 현금을 뽑아보자! 하며 기계를 찾아 떠났고
클럽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 분할결제를 해보자 싶어서 85유로씩 카드를 긁어봤고, 첫 번째 결제는 되었다.
한 명분을 더 결제하려 한 번 더 85유로를 결제하는데 역시나 잔액부족이 떴다.
이 상황을 어떡하지 우리는 한 몸인데 한 명만 놀 순 없잖아!
골반에 붙은 불을 꺼야 하나 말아야 하는 사이
클럽 가드가 그냥 둘 다 들여보내줬다. 스페인 태양이 뜨거운 만큼 정이 많은 나라였다.
이미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댄스 스위치 켜고 예열까지 했놨는데 이를 알아본 걸까?
위기를 극복한 우리는 그만큼 뽕뽑고 놀자 다짐했다. 정 많은 이비자 클럽은 사람들이 가득했고,
흥 넘치는 우리는 어찌어찌하다 맨 앞까지 와버렸다. 역시 게타는 게타였다.
춤을 추지 않으면 몸이 굳는 사람들처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해가 뜨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화려하고 신나는 음악에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남기지 않고 놀았다.
파차 굿즈 파우치도 받고 공짜로 들어와서 제일 뽕뽑는 사람이었다. 다 잃은 사람 둘이 칠렐레 팔렐레 아무 걱정 없이 놀았다.
그리고 아침 해가 중천에 뜬 시간 동과 나는 디스코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그리고 동이 망설이며 얘기했다.
“다동 사실 나 아까 클럽 바닥에서 지갑 주웠어 네가 돌려주자고 말할까 봐 이제 말하는데 그래도 현금만 빼고 가드 줬어…”
돈은 돌고 도는 것인가? 클럽 바닥에서 현금을 주운 동,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경찰서에 갖다 줘야지!’ 했을 나,
그리고 동이는
“어차피 우리도 잃은 거…이걸로 밥이나 먹자”
해버렸다.
사실 이비자의 물가는 비싸서 우리는 피자 한 조각으로 때웠다.
그리고 그 피자 한 조각도 못 먹을 판이라 우리 눈은 돌아가버렸다. 미안하지만 우리 여비로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씻고, 의지의 한국인 동이는 조식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입맛이 없는 나는 올라가서 잠을 잤다. 느지막하게 일어난 우리는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해변에서 놀았다. 원 없이 물놀이를 한 여행이었다.
스페인은 참 신기하다.
길가에 있는 우리 약수터 같은 자잘한 운동기구에서 청년들이 웃통을 벗고 운동을 하고 있다.
“미남과 음악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라고 동이에게 명대사를 남겼다.
행복한 여행의 조건에 ‘음악’, ‘미남’ 이 둘은 필수 요소다.
너무너무 좋은 풍경 속에 산책을 하고 우린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광장에는 이비자의 무슨 25주년 기념으로 DJ들이 음악을 틀고 광장이 거대한 야외 클럽으로 변했다.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며 우리도 가서 광란의 파티를 즐겼다.
춤추던 언니들과 신나게 흔들어 젖히며 같이 놀았다. 가장 신나던 그 순간 또 영화처럼
“DONT STOP ME NOW” 우리 테마곡이 울렸다.
우리는 심즈처럼 누군가 우리 여행을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낼 수 없었다.
어떤 몹쓸 놈인지 너무 다이내믹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