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웃음으로 눈물 닦기 시작!
<2> 웃음으로 눈물 닦기 시작!
5시 50분 비행기를 8시에나 타게 되었다.
게다가 비행기에 탑승을 한 뒤에도 북경의 뇌우 때문에 앉아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게 되었다,
한참 뒤에야 비행기는 베이징으로 날아올랐고, 두세 시간 뒤에 나와 동은 베이징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 공항에서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이코노미 라운지가 없다는 황당한 얘길 들어야 했고,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목이 타들어가는데 자판기는 위안화 밖에 받아주질 않았다.
미모사 같은 나는 말라죽을 것만 같아서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에서 물 한 병을 얻었다.
80퍼센트의 가상한 용기와 20퍼센트의 회화 실력으로 쟁취한 물을 바라보며,
건대 YBM이 제값을 했다고 자축하며 나왔는데 라운지 바로 뒤에는 음수대가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스페인에서도 ‘어떤 일에도 당황하지 않고, 쟁취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라고 결의를 다지는 순간이었다.
비행기에서 나는 정말 잘 잤다. 동은 한숨도 못 자서 부리부리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8시간 만에 눈을 뜬 나는 잠결에 동에게 뭐라고 얘길 하고 다시 잠이 들락말락 한 상태로 잠들었다.
동에게 듣길 내가 8시간 만에 눈떠서 한 첫마디는
“나 혹시 밥 놓쳤냐?” 였다고 한다.
나는 한 끼의 밥도 놓치지 않았고, 매끼 밥을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왕복 89만 원 그러니까 한 45만 원 정도의 치의 비행인데
그중 절반의 시간을 자면서 보냈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눈떠있는 시간에는 창밖을 바라보고, 동이를 바라보고, 여행의 설렘에 들떠있었다.
또 계획은 없지만 스페인에서 보고, 마시고, 느끼는 것들을 제대로 수용하고 싶어서
스페인의 역사에 대해 얕게 공부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이 어느 시대에 그려졌고, 그 당시의 시대상은 어땠는지,
어떻게 한 도시 안에 경외심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성당과, 화려한 이슬람 궁전이 공존하는지 등등 얕게 얕게 책을 읽었다.
돌이켜보니 하루하루 위태로운 하루살이 여행이었는데,
‘웃음으로 눈물 닦기’를 아주 잘하는 우리라서 괴로웠던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의 토대가 되는 내 기록장을 펼쳐보니 첫날부터 굉장히 큰 고난과 역경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대로 적어보자면
‘눈이 너무너무 아프다. 어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세상에서 제일 멋진 풍경을 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행 내내 아플까 봐 두려웠다.’
라고 적어놓았다.
생각해보니 난 한 달 내내 눈이 아파서 고생을 했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두 달 가까이 안경을 끼고 다니게 되었다. 원인은 각막 상처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아픈 눈에 렌즈를 넣어두고, 우린 이 20kg의 돌덩이를 두기 위해 숙소를 찾아 떠났다.